하나은행이 최근 디스커버리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해 고객 보호대책을 발 빠르게 내놓을까?
하나은행은 지난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를 겪은 이후 해외펀드와 관련한 고객 보호에 적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가지급금 지급 등 선제적 보상에 나설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 하나은행 로고.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올해 하반기 디스커버리펀드에 관한 검사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IBK기업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 디스커버리펀드를 판매한 금융사를 향해 보상방안을 내놓으라는 고객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펀드운용사의 자산동결에 따른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금액은 IBK기업은행 914억 원, 신한은행 651억 원, 하나은행 240억 원이다.
하나은행은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환매중단 금액이 세 번째지만 해외펀드 손실과 관련해 홍역을 치른 경험이 있어 다른 은행보다 고객 보호대책에 선제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이에 앞서 하나은행은 4월 말에도 이탈리아 헬스케어 사모펀드의 손실 예상에 따라 투자자에게 선제적 보상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하나은행은 회계법인 실사결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이탈리아 지방정부의 재정난 등으로 기초자산인 매출채권의 회수 가능성이 예상보다 낮아지고 투자금 회수시점도 만기보다 늦어질 것으로 예측되자 투자원금의 50%를 가지급금으로 지급하는 등 내용을 뼈대로 하는 고객 보상방안을 내놨다.
더구나 하나은행은 지난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로 올해 3월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에 과태료와 임원 징계를 받았다.
다른 시중은행보다 해외펀드 손실에 따른 선제적 고객 보상방안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는 셈이다.
금감원이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해 판매사의 선지급을 독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하나은행이 투자자 보호방안을 마련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22일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한 은행들이 투자자에게 선보상하는 것을 두고 주주들이 배임 등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 “사적 화해를 통해 (선보상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나은행이 판매한 디스커버리펀드 상품은 ‘디스커버리US핀테크 글로벌 채권펀드’로 미국 다이렉트랜딩글로벌(DLG)이 발행하는 사모사채에 투자했다.
펀드운용사인 미국 DLI가 수익률과 실제 가치 등을 허위로 보고한 사실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적발돼 모든 자산이 동결되면서 지난해 4월부터 환매가 중단됐다.
펀드 주요 편입자산들이 대부분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회수율은 20%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아직 손실규모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보상 등 뚜렷한 대응책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책마련에 고민하고 있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