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현대차에 따르면 최근 목적기반 모빌리티를 개발하기 위한 PBV전담 TF(태스크포스)팀을 구축하고 본격적 기술개발을 시작했다. TF팀장은 알버트 사장이 맡는다.
현재는 내부인력을 모아 TF를 구성한 단계지만 앞으로 사업진행 방향에 따라 도심항공 모빌리티(UAM)처럼 별도의 사업부를 만들거나 외부인력을 충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목적기반 모빌리티는 도심항공 모빌리티와 함께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그리는 ‘인간 중심 미래 모빌리티’ 구상의 핵심으로 꼽힌다.
목적기반 모빌리티와 도심항공 모빌리티는 미래 이동수단으로 자율주행차와 친환경차로 대표되는 미래차와 완전히 다른 새로운 개념으로 평가된다.
목적기반 모빌리티와 도심항공 모빌리티는 자동차보다는 각각 움직이는 건물, 비행기와 개념이 유사하다.
현대차가 구상하는 목적기반 모빌리티는 길이가 4~6m에 이르는 컨테이너박스 형태의 이동수단으로 지상에서 움직이며 식당, 카페, 호텔, 병원, 약국 등 탑승객에게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제품의 하부와 상부의 완전한 분리가 가능해 목적에 따라 상부를 바꿔가며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현대차는 목적기반 모빌리티를 통해 ‘이동수단’을 넘어선 ‘삶의 공간’을 지향한다고 설명한다.
도심항공 모빌리티는 쉽게 말해 하늘을 나는 자동차로 현대차는 ‘혼잡한 교통정체로부터 해방’과 ‘비행의 민주화’를 도심항공 모빌리티의 목표로 내걸고 있다.
목적기반 모빌리티와 도심항공 모빌리티 모두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하고 전기 기반의 친환경 이동수단이지만 현재 자동차 개념과 크게 다르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도심항공 모빌리티사업 책임자로 지난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신재원 부사장을 영입했는데 목적기반 모빌리티 사업의 초석을 닦는 일은 알버트 사장에게 맡겼다.
알버트 사장은 독일 아헨공과대학교 대학원에서 기계공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엔지니어 출신의 고성능 자동차 개발 전문가로 2015년 BMW에서 현대차그룹에 영입돼 현대기아차의 자동차 성능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기아차의 기술 발전을 이끈 공으로 2018년 1월 사장으로 승진했고 2019년부터는 연구개발본부장을 맡아 현재 현대기아차의 핵심조직인 연구개발본부를 이끌고 있다.
1983년 BMW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40년 가까이 자동차업계에 몸담고 있지만 목적기반 모빌리티 개발이라는 새로운 과제 앞에 선 셈이다.
알버트 사장이 목적기반 모빌리티 개발을 맡아 정 수석부회장의 신뢰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 현대차가 CES2020에서 공개한 목적기반 모빌리티(PBV) 모습.
목적기반 모빌리티와 도심항공 모빌리티는 정 수석부회장이 올해 초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 2020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기업으로 전환을 선언한 뒤 현대차의 핵심 미래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 1층 로비에 목적기반 모빌리티와 도심항공 모빌리티를 포함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의 축소 모형물 전시도 시작했다.
현대차는 2028년 시장 진입을 목표로 목적기반 모빌리티와 도심항공 모빌리티 사업을 진행한다.
알버트 사장은 1957년 태어나 2028년이면 일흔이 넘어 현대차에서 주요 역할을 맡고 있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정 수석부회장은 목적기반 모빌리티 사업의 초석을 놓은 일을 알버트 사장에게 맡겼다.
알버트 사장을 향한 정 수석부회장의 신뢰가 그만큼 깊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알버트 사장은 최근에는 정 수석부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만남에 동행해 전기차 배터리분야 협력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TF 이후 목적기반 모빌리티 사업을 어떻게 키워나갈지 정해진 것은 없다”며 “현재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의 현실화를 위해 전략기술본부, UAM사업부, 현대디자인센터 등 유관부분 간 개방형 협업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