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렌터카업체인 허츠(Hertz)의 미국 법인이 파산하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역시 미국 신차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1일 “허츠의 미국 법인 파산은 미국 전체 신차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현대차와 기아차 역시 신차 판매에 일정 부분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바라봤다.
세계 최대 렌터카업체인 허츠는 22일 만기가 돌아오는 4억 달러 규모의 대출금을 갚지 못해 미국 법인 청산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츠 경영진은 재무건전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유럽 법인을 유지하는 대신 미국 법인 청산을 채권은행에 제의한 것으로 알려져 미국법인 파산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허츠 미국 법인이 파산하면 보유하고 있던 52만 대 가량의 차량이 중고차시장에 풀려 중고차 가격 하락을 이끄는 동시에 플릿(관공서와 기업, 렌터카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꺼번에 차량을 대량 판매하는 것)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신차시장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유 연구원은 “미국 플릿시장은 최근 3년 동안 꾸준히 증가해 2019년 기준 미국 전체 신차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까지 늘었다”며 “렌터카업체의 영업둔화는 플릿시장 약세로 이어져 미국 전체 신차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그동안 위험관리 차원에서 플릿비중을 꾸준히 낮춰 온 점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으로 평가됐다.
유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차는 기존 20%에 육박하던 플릿비중을 2019년 말 10% 초반 수준까지 낮췄다”며 “전체 신차시장의 부정적 영향에 따른 타격은 불가피하겠지만 상대적으로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투자의견 ‘매수(BUY)’를 제시하며 목표주가는 각각 11만 원, 3만3천 원을 유지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주가는 20일 각각 9만7300원, 3만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