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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최태원 30년 뚝심 투자, SK 바이오사업 하나씩 수확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0-05-19 15:2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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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제약바이오사업에 27년 동안 뚝심있게 투자한 수확을 거두고 있다.

SK그룹의 신약 개발 자회사 SK바이오팜은 자체 개발한 뇌전증 신약으로 미국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6월 상장을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고 백신사업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국내외 지원을 받으며 주목받고 있다.
 
[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784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최태원</a> 30년 뚝심 투자, SK 바이오사업 하나씩 수확
최태원 SK그룹 회장.

19일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SK그룹의 바이오사업이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놓기 시작하면서 SK그룹의 기업가치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지주회사 SK 주가가 주력 상장 자회사인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이 아닌 바이오업종과 연동돼 움직이고 있다”며 “시장에서 논의되는 SK바이오팜의 가치는 약 4~6조 원대로 현재 지주회사 SK 순자산가치(NAV)의 3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 회장의 목표대로 제약바이오사업이 SK그룹의 미래 성장에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는 대들보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제약바이오사업은 최 회장이 처음부터 그룹의 먼 미래를 바라보고 준비한 ‘장기 프로젝트’였다.

최 회장은 2030년까지 신약 개발에서 의약품 생산, 마케팅까지 모든 부분에서 자체 역량을 갖춘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을 키워내겠다는 그림을 그렸다.

최 회장은 기나긴 기다림과 시행착오들 속에서도 빠른 시일 안에 수익을 내는 것보다 자체 연구개발능력과 전문성을 갖춰 제약바이오사업의 뿌리부터 제대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SK는 1993년 SK에너지 대덕연구소에 신약개발연구팀을 만들어 제약바이오사업에 발을 들였는데 사업의 시작부터 상대적으로 실패 확률이 낮은 복제약 분야가 아닌 ‘자체 신약 개발’ 한 길을 걸어왔다.

SK는 신약 개발조직을 지주회사 소속으로 두면서 힘을 실어줬고 2011년에는 신약개발사업부를 분할해 자회사 SK바이오팜을 세웠다.

SK바이오팜은 법인 출범 뒤 2017년까지 7년 동안 단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지만 최 회장은 제약바이오사업에서 SK의 자체 유산을 만들어내겠다는 뚝심으로 투자를 지속했다.

최 회장은 2016년 6월 경기도 판교 SK바이오팜생명과학연구원을 찾아 “글로벌 신약개발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여러 난관을 예상했기 때문에 장기적 안목에서 꾸준히 투자해왔다”며 “혁신적 신약 개발의 꿈을 이루자”고 말하기도 했다. 

SK는 SK바이오팜 외에도 2015년 SK바이오팜의 원료 의약품 생산사업부를 물적분할해 SK바이오텍을 세워 직접 자회사로 편입했고 2019년 그룹의 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을 하나로 통합해 위탁생산 통합법인 SK팜테코를 출범했다. 

2018년에는 SK케미칼에서 백신개발과 생산사업을 물적분할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신설하기도 했다.

제약바이오사업에서 신약과 백신 등의 개발과 의약품 생산을 아우르는 사업 체계를 차근차근 만들어온 것이다.

최 회장이 전폭적이고 지속적 투자로 키워온 제약바이오사업은 최근 열매를 맺기 시작하며 이제 사업이 본궤도로 진입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이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시험, 판매허가까지 모든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 이름: 엑스코프리)’는 2019년 11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았고 올해 5월12일 미국 의료기관이 처방을 시작했다.

SK바이오팜은 국내 제약회사 최초로 미국 현지 유통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판매체제로 미국 의약품시장에 진출했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 외에도 미국식품의약국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소아 뇌전증 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 등 여러 신약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고 앞으로 2년에 신약 1개씩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SK바이오팜은 2020년 1분기에도 매출액의 695.5%를 연구개발비용으로 투자했다. 최 회장의 신약 개발을 향한 굳은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SK바이오팜은 신약 개발 성과와 기업가치에 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사태에도 올해 6월 상장계획도 그대로 밀고 나간다.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5월 넷째 주 안에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기업가치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3월 한국 질병관리본부에서 공고한 코로나19 백신 관련 국책과제인 ‘합성항원 기반 코로나19 서브유닛 백신 후보물질 개발’사업에서 우선순위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최근에는 다양한 발현기술을 활용해 코로나19 백신 항원을 개발하고자 하는 빌&멜린다게이츠재단에서 연구개발비 약 44억 원을 지원받아 코로나19 백신 공정개발 및 비임상시험을 수행하기로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게이츠재단 지원 아래 소아장염백신개발 등도 진행하며 백신사업에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최 회장이 최근에도 바이오벤처 등에 투자를 지속하며 제약바이오분야에서 씨뿌리기 작업을 멈추지 않고 있는 만큼 SK그룹의 제약바이오사업은 앞으로 더욱 몸집을 키워갈 것으로 보인다.

제약바이오사업이 최 회장이 평소 남다른 신념을 보여준 ‘사회적 가치’ 실현과 연결되는 부분이 있다는 점에서도 앞으로의 투자행보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SK 관계자는 “신약개발을 담당하는 SK바이오팜과 의약품 위탁생산(CMO)사업을 하는 SK팜테코 사이의 시너지, 글로벌 투자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혁신기술을 보유한 자회사들의 기술력 향상을 지원하고 바이오 등 신규영역으로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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