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건설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김 사장이 재건축사업조합 사무실을 13일 직접 방문해 관계자들과 소통한 일은 도시정비 수주전에서 이례적 일로 평가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공식행사 자리가 아닌 조합 사무실에 건설사 수장이 직접 인사하러 간 것은 아직까지 본 적이 없을 정도로 드문 일”이라며 “그만큼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을 수주하고자 하는 김형 사장의 의지가 절실하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수주전 현장에 인사를 하러 다니는 것은 본부장급 아래의 임원들이 도맡아 하는 만큼 최고경영자가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일이 흔하지 않다는 것이다.
실무진의 ‘백마디 말’보다 최고경영자의 ‘한마디 말’이 더 효과가 클 것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19일 열릴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의 합동설명회에 김 사장이 직접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서울 강남권 등 중요도가 높은 사업지에 건설사 수장이 직접 합동설명회를 진행하거나 시공사 선정총회에 참석하는 일은 가끔 있었다.
다만 최고경영자의 ‘발로 뛰는 홍보’가 얼마만큼 수주전 결과에 영향을 끼칠지는 미지수다.
김 사장은 2018년 말 취임 이후 처음 벌어진 경기도 성남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의 사업설명회에 깜짝등장해 최고의 주거단지를 짓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에 밀려 시공권 확보에 실패했다.
시야를 좀 더 넓혀보면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은 2017년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사업 합동설명회에 참석해 사업조건에 자신감을 보였지만 현대건설이 내건 이사비 7천만 원이라는 파격적 조건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결국 재건축 수주전의 승부를 가르는 지점은 미래가치를 위한 아파트 브랜드와 조합원 분담금 즉 사업조건이 될 것으로 보는 시선이 우세하다.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은 반포 일대에서 거의 유일하게 남은 대규모 정비사업지로 과거 시공사가 2번이나 바뀌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고 공략도 만만치 않은 곳이다. 조합원들은 그만큼 더욱 냉정하게 이해득실을 따질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업계 다른 관계자는 “최고경영자가 직접 방문했다는 것은 분명 상징성 있는 일이긴 하지만 시공사 선정결과를 좌지우지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재 시점에서 조합원 분담금을 특정할 수는 없더라도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각 건설사가 내놓은 조건을 기준으로 어느 정도 대략적 계산이 끝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낮은 사업비 대여금리와 공사비 인상폭 제한(최대 150억 원) 등을, 삼성물산은 후분양에 따른 사업성 향상과 자금조달 역량, 빠른 착공시기 등 각사의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삼성물산은 삼성이라는 명성과 래미안의 텃밭이라는 반포 일대 특성 상 브랜드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대우건설은 이에 맞서 반포3주구에 단독 브랜드(트릴리언트 반포)를 지어 차별화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착공 시점의 현실성, 낮은 공사비 변동 가능성 등 조합원 분담금을 결정지을 사업조건에도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김 사장이 13일 반포3주구 재건축조합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입찰조건과 사업조건 준수에 관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사장과 그와 동행한 백정완 대우건설 주택건축사업본부장은 신뢰를 쌓는 데 주력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김 사장의 이번 방문은 그만큼 회사에서 신경을 쓰고 공을 들이고 있다는 의미”라며 “조합원 분담금 측면에서 대우건설이 내건 조건이 월등히 좋은 만큼 사업조건을 지켜 조합원들에 실질적 이익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