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이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제품을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을 대상으로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김 사장은 반도체 위탁생산 경쟁이 치열한 데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에만 탑재해서 시스템반도체사업의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이런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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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업체에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이미지센서 등 시스템 반도체 공급을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업체 메이주에 고사양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7420을 공급하고 있다. 이 제품은 메이주의 신규 스마트폰 ‘프로5’에 탑재된다. 프로5는 오는 10월12일 중국에서 출시된다.
삼성전자는 자체 스마트폰 이외에 처음으로 엑시노스7420을 외부에 공급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엑시노스7420을 갤럭시S6, 갤럭시S6엣지, 갤럭시S엣지플러스, 갤럭시노트5 등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에만 탑재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스마트폰업체 TCL의 새로운 스마트폰 제품에도 엑시노스칩을 공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이 스마트폰은 중저가 대화면 제품으로 알려졌다.
TCL은 중국의 가전업체이자 스마트폰 제조업체다. TCL은 스마트폰사업에 뛰어든 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3~4%를 차지하며 10권 안에 진입했다. 프랑스회사 알카텔과 미국 휴렛팩커드(HP)의 휴대폰 사업을 인수해 이들 브랜드로 제품을 판매한다.
삼성전자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뿐 아니라 중국 스마트폰업체에 이미지센서 공급도 확대하고 있다.
이미지센서는 빛을 전기신호로 바꿔주는 반도체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디스플레이 구동칩(DDI)과 함께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의 핵심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샤오미가 최근 출시한 프리미엄급 신제품 ‘미4c’에 S5K3M2 이미지센서를 공급하고 있다.
미4c는 LG전자의 G4와 유사한 성능의 부품을 탑재했지만 가격은 28만 원에 불과해 중국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김 사장은 세계 최초로 14나노 핀펫공정을 통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양산에 성공해 올해 2분기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사업을 흑자로 돌려세웠다.
김 사장은 14나노 핀펫공정으로 자체개발한 엑시노스7420을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탑재했다. 또 14나노 공정을 앞세워 애플의 A9프로세서의 위탁생산을 맡는 등 위탁생산사업에서도 성과를 냈다.
그러나 김 사장이 계속해서 시스템반도체사업을 키워내려면 이런 성과에 안주할 수만은 없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사업에서 고전하면서 엑시노스칩 등 시스템반도체 제품을 다른 스마트업체로 확대해야할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 스마트폰사업을 담당하는 IM부문에서 영업이익 3조 원을 넘기는 데 실패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IM부문의 영업이익은 2분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엑시노스 제품의 외부공급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위탁생산분야의 1위 업체인 TSMC와 경쟁이 쉽지 않은 점도 김 사장이 중국 스마트폰업체에 시스템반도체 공급을 확대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외신들은 애플이 차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의 위탁생산을 대만 TSMC에 맡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위탁생산도 TSMC에서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세계1위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업체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내년에 출시될 애플의 아이폰7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대만 TSMC가 전량생산할 것”이라며 “애플은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까다로운 고객이라 삼성전자도 애플의 위탁생산을 포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TSMC와 기술력 차이가 거의 없어 시스템반도체사업에서 성장이 힘들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퀄컴 제품을 생산하는 정도에서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