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코로나19 국면에서도 인도 자동차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인도에서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소비자들의 취향을 고려한 맞춤형 신차들이 있는데 현대기아차는 이러한 기조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5일 인도자동차제조사협회(SIAM)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가 인도 자동차시장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판매에서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
현대차는 3월에 인도에서 자동차를 모두 3만1042대 판매했다. 지난해 3월보다 판매량이 30% 감소했다.
인도 자동차시장 부동의 1위인 마루티스즈키의 판매량이 42.9% 감소했다는 점을 놓고 보면 현대차는 판매를 꽤 잘 방어했다고 볼 수 있다. 2019년 인도 판매에서 3위에 올랐던 현지기업 마힌드라의 3월 판매량은 85.5%나 급감했다.
시야를 넓혀 형제기업인 기아차를 보면 승승장구한다고 표현해도 될 정도다.
기아차의 3월 인도 판매량은 8583대다. 마루티스즈키와 현대차, 토요타에 이어 판매량으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누적 판매 기준으로는 3위까지 올라갔다. 기아차의 2020년 1분기 인도 판매량은 3만9677대로 4위 마힌드라와 5600대 이상 격차를 벌렸다.
기아차는 2019년 8월 인도에서 자동차 판매를 시작하며 3년 안에 ‘톱3’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는데 2년 반이나 앞당겨 목표를 조기달성했다.
이러한 선전 덕분에 인도 자동차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차는 입지를 더 넓어지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판매량을 더해 인도 자동차시장에서 점유율을 계산해보면 2020년 1분기 기준으로 22.5%다. 3월에는 25%에 육박한다.
현대기아차의 인도 점유율은 2019년만 해도 15~17% 사이에 머물렀는데 ‘마의 벽’으로 여겨졌던 20%대를 넘어섰다.
상위 5개 완성차그룹의 판매 데이터를 살펴보면 현대기아차의 약진이 더욱 두드러진다.
마루티스즈키의 올해 인도 판매량은 15.4% 감소했다. 3~5위인 마힌드라와 토요타그룹, 타타자동차의 판매량은 각각 53.3%, 9.3%, 53.4%가 줄었다.
같은 기간에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이 14.6% 늘었다는 점에서 두 회사의 영향력이 얼마나 확대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인도에서 입지를 넓히는데 큰 역할을 하는 키워드는 ‘소형’과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이다. 인도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실용성과 넓지 않은 폭의 현지 도로여건을 두루 감안한 차종이다.
현대차는 3월17일 인도 전략형 차종 크레타의 완전변경(풀체인지)모델 ‘2세대 크레타’를 공식 출시했다. 사전계약 1주일 만에 주문건수 1만 대를 받았을 만큼 관심이 몰렸다.
크레타는 인도 국민차로 불리며 크게 흥행한 스테디셀링카 ‘쌍트로’의 명성을 잇는 모델로 앞으로도 한동안 현대차 인도 법인의 판매에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9월에 i20의 완전변경모델도 인도에 내놓는다. 애초 8월 출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위기로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일정을 다소 연기했다.
i20은 인도에서만 2018년 14만1104대, 2019년 12만3201대 팔린 현대차의 인도 베스트셀링 모델이라 크레타와 마찬가지로 안정적 수요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 역시 지난해 셀토스, 올해 카니발에 이어 다시 소형SUV 출시 준비에 한창이다.
기아차가 인도에서 3번째로 선보이는 차량의 이름은 ‘쏘넷’으로 잠정 결정했다. 기아차는 인도 최대 쇼핑 시즌인 ‘디왈리’에 맞춰 쏘넷을 10월경에 인도에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쏘넷은 현대차의 경형SUV인 베뉴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모델로 1천만 원 초반대부터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