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대규모 해외 플랜트 공사가 중단되면서 두 회사의 경영실적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두 회사는 공사가 재개되지 않으면 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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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
특히 삼성물산은 합병 이후 경영실적을 끌어올려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는데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났다.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23일 서울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카자흐스탄 정부가 전기를 구매한다는 보장이 되지 않으면 자금조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발하쉬 프로젝트 공사를 중단한 것”이라며 “이 문제가 해소되기 전까지 무리하게 공사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은 21일 발주처의 요청으로 카자흐스탄 발하쉬 프로젝트 공사를 일시 중단했다.
발하쉬 프로젝트는 카자흐스탄 발하쉬 지역 울켄시에 조성되는 석탄화력발전소 공사인데 계약금액만 3조 원 가량에 이르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2년 6월 발하쉬 프로젝트를 단독으로 수주했지만 2014년 12월부터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함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은 공사가 재개되지 않을 경우 실적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두 회사의 수주잔량에서 이번 공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발하쉬 프로젝트에서 삼성물산이 수주한 공사규모는 약 1조4천억 원이다. 공사가 2.5% 밖에 진행되지 않아 계약잔액이 1조3천억 원 이상 남아있다. 삼성물산의 상반기 말 기준 수주잔액 27조3714억 원의 5%가 넘는다.
삼성물산은 합병 이후 성장목표를 높게 잡고 있다. 삼성물산은 건설부문에서 2020년까지 연평균 8%씩 성장해 23조 6000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해외 건설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프로젝트까지 무산되면 이런 목표를 채우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엔지니어링도 마찬가지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매출규모가 삼성물산보다 작은데 이번 공사에 대한 지분은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상반기 말 수주잔액은 11조5198억 원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의 발하쉬 프로젝트 지분은 약 1조5천억 원으로 수주잔액의 14%에 이른다.
삼성물산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 공사는 카자흐스탄 정부, 대주단인 한국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사이에 자금조달 문제가 세부적으로 협의되지 않아 중단됐다.
카자흐스탄 정부가 발주처에 전력구매를 보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발주처에 전달해 대주단인 한국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가 자금조달을 보류하기로 한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