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서울 서초구 반포3주구(주거구역 단위)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조합원 표심을 누가 잡을까?
삼성물산은 높은 신용도와 안정적 자금조달을 바탕으로 한 후분양을 내걸었고 대우건설은 조합원의 부담을 줄여주는 낮은 사업비 대여 금리를 앞세웠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반포3주구 재건축 수주전에서 삼성물산은 신용도와 자금조달 역량을 바탕으로 후분양과 사업기간 단축 등을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준공 후 분양이 관련 법규를 지키면서 조합원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라며 "후분양이 조합원 분양을 제외한 일반분양분의 차익을 높여 결과적으로 조합원 분담금을 낮추는 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후분양을 진행하게 되면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더라도 공시지가 상승분을 분양가에 반영할 수 있는데 강남은 최근 공시지가 상승률 10% 이상을 보이고 있어 차익을 얻을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후분양을 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사업비를 저금리에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재무구조가 건전한 시공사를 선정해야 하는데 삼성물산은 신용등급이 건설사 최상위 수준인 AA+라는 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후분양 방식뿐 아니라 시공관리를 통한 빠른 착공과 공사기간 단축으로 사업기간을 경쟁사보다 1년 넘게 줄여 사업비와 금융비용 등을 낮춰 조합원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반포3주구의 공사도급계약 체결부터 관리처분인가까지 3개월 만에 진행하겠다며 착공일을 2021년 5월로 제시했다. 2022년으로 잡은 대우건설보다 빠르다.
공사기간도 34개월로 잡아 38개월을 내놓은 대우건설보다 4개월 짧아 완공이 1년 정도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건설은 사업비 금리 부담을 낮춰 결과적으로 조합 이익을 늘이겠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내세웠다.
대우건설은 시공사가 조합에 빌려주는 사업비 대여 금리를 기준금리와 관계없이 고정금리 0.9%로 유지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삼성물산이 회사채 금리에 0.25%포인트를 더해 1.85% 안팎의 금리를 내놓것과 비교하면 대우건설은 삼성물산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금리를 내놓은 것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조합원들이 원하는 시기에 재건축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해 분담금과 관련한 금리 부담을 최대한 줄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삼성물산에 맞서기 위해 '재건축 리츠'라는 카드도 꺼내 들었다.
대우건설은 리츠(부동산투자신탁) 자산관리회사(AMC)인 투게더투자운용을 통해 ‘재건축 리츠 사업’을 반포3주구에 적용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재개발리츠는 일반분양분 주택을 리츠를 활용해 임대주택으로 운영하는 방식으로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한 편법이라는 시선도 있어 서울시에서 사업계획 변경을 허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대우건설 관계자는 "국내 유명로펌 등과 상의한 결과 법적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민간임대특별법에 따르면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단지에서는 재건축조합이 임대사업자에게 주택을 매각할 수 없다. 하지만 리츠는 조합이 직접 임대 사업자가 되고 현물출자를 하기 때문에 주택 매각으로 보기 어렵다고 대우건설은 본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