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이 대규모의 원유 재고 평가손실 탓에 1분기에 적자 1조 원을 봤다.
에쓰오일은 2020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5조1984억 원, 영업손실 1조73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27일 밝혔다.
2019년 1분기보다 매출은 2.9% 줄고 영업이익 2704억 원은 적자로 돌아섰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5%에서 –19.4%로 크게 떨어졌다.
애초부터 시장은 정유사들이 1분기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 평가손실 탓에 적자를 거뒀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에쓰오일의 영업손실 1조73억 원은 시장 추산치(컨센서스)인 적자규모 4774억 원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에쓰오일은 1분기 정유부문에서만 영업손실 1조1900억 원을 냈다. 이 가운데 재고 평가손실만 7210억 원이 집계됐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으로 항공유나 휘발유 등 운송용 제품을 중심으로 정유제품 수요가 크게 줄어 정제마진도 낮은 수준으로 유지됐다.
에쓰오일의 석유화학부문과 윤활기유부문은 각각 영업이익 665억 원과 1162억 원을 냈다. 국제유가가 낮아지면서 원재료 가격도 낮아져 영업이익률이 개선됐다.
에쓰오일은 2020년 2분기 글로벌 정유사들이 정제설비 가동률을 조정하면서 정제마진이 낮은 수준에서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석유화학부문에서는 파라자일렌(PX)과 폴리프로필렌(PP)의 스프레드(제품가격에서 원재료 값을 뺀 수익성 지표)가 개선되고 벤젠과 프로필렌옥사이드(PO)의 스프레드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윤활기유부문은 유가 하락에 따른 원재료값 하락이 제품 가격에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