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을 수주한 기세를 몰아 반포주공1단지 3주구(주거구역 단위) 재건축사업까지 확보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 사장은 삼성물산의 텃밭으로 여겨지던 반포지역에서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마저 따낸다면 5년 동안 공백에도 래미안의 존재감을 도시정비시장에서 확실하게 보일 수 있게 된다.
이를 기반으로 서울 용산구 등 한강변 정비사업과 장기적으로는 서울 양천구 목동아파트 재건축사업, 부산 등 지방 주요 도시로 도시정비사업 영역을 적극적으로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건설 역시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만약 삼성물산이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에서 패배했다면 부담이 상당히 컸을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도시정비사업을 재개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은 사업비는 2400억 원 규모로 크지 않지만 한강변에 위치한 알짜 입지에 삼성물산의 복귀전, 사업규모가 3배 이상 큰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 수주전의 전초전 격이라는 점에서 일찌감치 건설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삼성물산을 비롯한 대림산업, 호반건설은 시공사 선정 총회 직전까지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은 이 사장 개인에게도 의미가 컸다. 이 사장은 2018년 취임 뒤 한 번도 도시정비 수주전을 진행한 적이 없어 성과를 보일 필요가 있었다.
삼성물산은 건설부문의 국내 수주잔고가 이 사장 취임 전인 2017년 말 18조 원에서 2019년 말 14조3천억 원으로 20% 이상 감소하는 등 미래 일감 확보도 절실했다.
이 사장은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 입찰 내내 수주에 적극적 의지를 보였다. 삼성물산은 입찰 제안서와 입찰보증금 500억 원을 3개 건설사 가운데 가장 먼저 제출했고 래미안의 새로운 특화설계를 모조리 적용하며 조합원들의 마음을 잡는 데 주력했다.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에스원, 삼성웰스토리 등 아파트와 관련된 제품을 모두 적용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삼성그룹 계열사 역량을 총동원했다.
이 사장은 23일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 시공사 선정총회에 앞서 열린 2차 합동설명회에 직접 참석해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에서 드렸던 약속을 100% 지켜 래미안원펜타스를 반포의 중심에서 가장 빛나는 단지로 만들 것”이라며 조합원 표심도 직접 챙겼다.
삼성물산은 전체 투표수 166표 가운데 126표(75.9%)를 얻었다. 가장 위협적 경쟁자였던 대림산업 ‘아크로’에 단 18표만을 내주며 압도적 승리를 거뒀고 추후 이어질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 등 도시정비 수주전에서 기세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 시공권 확보에 이어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에서도 성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수익성과 입지를 꼼꼼하게 따져 래미안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업지에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