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대진, 금호타이어 ‘아픈 손가락’ 중국사업 되살릴 수 있나
전대진 금호타이어 사장이 오랜 과제인 중국사업 정상화를 이룰 수 있을지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2019년 중국 공장에서 대대적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중국사업에서 손실폭을 크게 줄였다. 이 덕분에 금호타이어는 2019년 2분기 10개 분기 만에 흑자를 냈다.
문제는 구조조정 다음이다.
금호타이어는 2011년 중국에서 한 방송사가 품질 문제를 제기한 뒤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되면서 매출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2018년 6월 중국 타이어기업인 더블스타에 인수돼 중국에서 더블스타와 영업망을 공유하는 등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됐으나 더블스타는 줄곧 협력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전대진 사장은 중국에서 사실상 홀로서기를 각오하고 2020년부터 앞으로 5년 동안 브랜드 재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브랜드 이미지부터 뿌리째 손보기로 작정한 것이다.
전대진 사장은 임기 안에 금호타이어의 중국사업을 회복세로 돌려놓을 수 있을까?
◆ 금호타이어 광주 공장 이전 서두르는 까닭은
자율주행, 전기차 등으로 자동차산업의 중심이 빠르게 옮겨가는 상황에서 타이어기업들은 이에 발맞춰 타이어 기술력과 생산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전 사장이 그리는 금호타이어의 미래 청사진의 출발점에 광주 공장 이전이 있다.
금호타이어는 광주 공장을 옮기면 시세차익으로 5천억 원가량을 손에 넣게 된다. 재무구조를 개선하고도 자동차산업의 흐름을 쫓을 수 있는 신규설비를 들여놓을 자금이 생기는 셈이다.
광주 공장 이전은 노사 사이 갈등의 매듭을 풀 실마리로도 꼽힌다.
50년 넘은 광주 공장의 설비들을 최신 자동화 설비로 바꾸면 노동자들의 근무환경도 개선되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는 2019년 1월 미래에셋대우와 ‘광주 공장 부지 도시계획 변경과 공장 이전을 위한 업무제휴 협약’을 맺으며 광주공장 이전에 시동을 걸었지만 정부 정책과 맞물린 탓에 속도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는 미래에셋대우와 광주 공장 부지 개발계획안을 마련하는 단계로 알려졌다.
◆ 전대진이 이끈 흑자전환 1년, 금호타이어 주가는 내리막길
전 사장은 금호타이어의 경영을 맡아 흑자전환을 이끌었지만 그 기간에 금호타이어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금호타이어 주가는 전 사장이 취임하고 1년 동안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2019년 3월 5천 원대가 무너지기 시작해 2020년 3월 2천 원대로 주저앉았다.
타이어업황이 나빠지고 있어 ‘흑자전환’만으로 시장의 불안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경쟁기업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넥센타이어 주가도 50% 넘게 떨어졌다는 점에 비춰볼 때 주가 반등은 금호타이어의 고민만은 아니다.
전 사장은 2020년에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세계 완성차기업을 대상으로 신차용 타이어(OE) 수주를 늘려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 전대진은 현장출신 경영자, 노조와 소통으로 경영정상화 이끌어
전 사장은 취임 1년 만에 금호타이어의 경영을 안정적 궤도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데 그 배경으로 노조와 소통능력을 꼽을 수 있다.
전대진 사장은 2019년 효율적 공장 운영으로 금호타이어의 수익성을 개선하는 전략을 펼쳤다. 국내외 공장의 생산량을 줄이고 유휴인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생산라인에 따라 인력 전환배치를 실시했다.
노조의 협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전략이었던 만큼 전 사장의 소통능력이 경영 정상화 과정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전 사장은 직원들과 사이가 돈독한 편으로 알려졌다.
2018년 말부터 2019년 초까지 사장 직무대행을 수행할 때에는 매일 아침 광주 공장을 둘러보는 것으로 하루일과를 시작했다고 한다.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로 노조와 갈등이 심했을 때 김종호 전 회장이 노조를 설득하기 위한 자리에 전 사장과 동행한 일화도 있다.
◆ 금호타이어에만 30년 몸담은 전대진, 경험 고루 갖춘 ‘타이어 전문가’
전 사장은 1984년 금호타이어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타이어 재료연구부터 재료설계, 신차용 타이어 개발까지 타이어 개발 모든 과정에서 일하며 타이어 전문가로서 역량을 닦았다.
2014년 임원 임기 종료로 회사를 나왔다가 2017년 김종호 전 회장의 부름을 받고 금호타이어로 돌아왔으니 30년 넘게 금호타이어에서 일한 셈이다.
중국에서 2년 동안 생산기술본부장을 지내 금호타이어 중국사업에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도 받는다.
2019년 12월 김종호 전 금호타이어 회장이 갑작스럽게 사임한 뒤 금호타이어의 최대주주인 더블스타는 경영 정상화를 진두지휘할 적합한 인물을 찾는 데 애를 먹고 있었다.
전 사장은 금호타이어에서 오래 일해 타이어 전문가일뿐 아니라 금호타이어의 중국사업도 운영한 적이 있어 더블스타와 노조의 지지를 모두 받아 2019년 2월 대표이사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