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가 온라인 여행 플랫폼 ‘하나허브’로 코로나19 사태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
19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2년 동안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개발해온 차세대 여행 플랫폼 하나허브를 20일에 열기로 하고 무너진 실적을 정상화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 송미선 하나투어 대표이사 사장과 김진국 하나투어 대표이사 사장. |
하나허브는 하나투어가 400억 원을 투자해 새롭게 만든 여행 플랫폼으로 일종의 온라인 여행예약 대행사업(OTA)이다.
일반적 온라인 여행예약 대행사업과 달리 자유여행 증가라는 여행업계의 새로운 트랜드에 발맞춰 패키지여행과 자유여행을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하나투어는 하나허브를 통해 여행상품의 단순 유통을 넘어 자체적으로 발굴한 상품과 외부 상품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기존에는 완성된 여행상품을 고객이 일방적으로 구매할 수밖에 없는 방식이었지만 새롭게 만들어지는 하나허브에서는 기본 패키지 일정에서 일부 관광만 추가하거나 제외하는 등 고객이 일정을 직접 짤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하나허브를 통하게 되면 고객이 항공과 호텔을 선택하고 현지 일정을 추가하거나 제외할 수 있고 고객이 상품을 결합해 직접 일정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게 된다.
하나투어가 코로나19에 따라 세계 여행업황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하나허브를 선보이는 것은 새로운 사업모델을 빠르게 안정화하고 여행업 회복을 선제적으로 준비하기 위한 작업으로 풀이된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기존에 있었던 시스템을 변화함으로써 새로운 고객들의 요구사항과 트랜드 변화에 발맞춰 가기 위해 하나허브라는 여행플랫폼을 내놓게 됐다”면서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그동안 억눌려 있던 여행수요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여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행업계에서는 하나투어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빛을 보려면 '코로나19 시기'를 무사히 건너는 것이 관건이라고 본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코로나19에 영향을 받아 2020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417억 원, 영업손실 215억 원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하나투어가 고객 맞춤형 상품을 확대하고 새로운 여행흐름에 맞춘 준비를 하는 점은 긍정적이나 코로나19에 따른 경영환경 악화를 버틸 체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행히 하나투어는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악화하는 가운데서도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해 자금사정에서 숨통을 틔웠다.
하나투어는 올해 2월 유상증자 방식으로 신주 232만3천 주를 발행했는데 국내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가 1289억2650만 원을 들여 모두 인수했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도 IMM프라이빗에쿼티가 세운 특수목적법인(SPC)인 하모니아1호 유한회사로 변경됐고 경영진도 김진국 대표이사 사장과 송미선 대표이사 사장의 각자 대표체제로 변경됐다.
하나투어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가 예상되자 올해 3월 자회사 에스엠면세점의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를 반납하기로 하는 등 비주력 부실사업을 정리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하나투어가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현금을 잘 활용한다면 코로나19에 따른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하나투어는 1200억 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높은 부채를 짊어져야 하는 사례가 적은 여행사업 특성상 부실사업이 정리되면 회복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