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일 강릉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와 강릉 중앙시장에서 유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9년 정치공백을 깨고 화려하게 복귀했다.
험지로 불리는 강원도에서 민주당의 선전을 이끌어내며 정치적 영향력이 여전함을 보여줬다.
중앙정치에서도 친노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점차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오후 11시33분 현재 강원도 원주갑 개표율이 81.28%를 보인 상황에서 이 후보가 47.61%의 지지를 받아 사실상 당선이 유력하다.
이 후보의 승리는 여러 면에서 큰 의미를 띈다.
이 후보는 한때 ‘강원도 인물론(강원도에서 대선주자를 만들어보자)’을 앞세워 강원도에 돌풍을 일으켰던 장본인이다. 2011년 노무현 정권을 덮쳤던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돼 정치권에서 멀어졌는데 9년 만에 복귀하게 됐다.
이 후보의 귀환과 함께 강원도에서 민주당의 입지도 달라졌다. ‘이광재 바람’이 보수텃밭인 강원도에서 정치지형 변화를 일으키며 민주당의 약진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주변에서 나온다.
이 후보는 민주당 강원권역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강원지역 선거를 지휘했다. 강원지역 민주당 후보들과 공동공약을 내고 함께 유세를 펼치는 등 지역구를 넘어 다른 후보의 선거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은 강원도에서 최소 3석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 두 차례 총선에서 강원지역 국회의원을 1명밖에 내지 못했다.
민주당에서 이 후보 외에도 송기헌 후보, 허영 후보 등이 강원도에서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의 당선으로 당내 정치에도 작지 않은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에 친노세력이 다시 뭉칠 수 있는 구심점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 때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맡아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와 함께 ‘좌희정 우광재’라고 불리며 최측근으로 꼽혔다. 안 전 지사가 미투(성 관련 폭로) 논란으로 사실상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은 마당에 ‘노무현의 적자’로써 민주당 내에서 친노세력의 결집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후보로까지 거론됐던 안 전 지사가 정치권에서 멀어지면서 친노 인사들에게는 구심점이 될 인물이 절실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12월 다소 이례적으로 특별사면을 통해 이 후보를 복권한 배경으로 친노와 친문 인사들의 꾸준한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기도 한다.
이번 총선에 출마한 민주당 내 친노 인사로는 부산 사하구을 이상호 후보, 경남 김해시을 김정호 후보, 부산 남구을 박재호 후보, 충남 보령서천군 나소열 후보, 충북 보은군옥천군영동군괴산군 곽상언 후보 등이 있다.
이 후보는 올해 만 54세로 1988년 당시 노무현 의원의 보좌관 제안을 받아들이며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강원도 인물론’을 업고 2004년 태백·영월·평창·정선 선거구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했다. 평창올림픽 유치에 기여하고 높은 공약 이행률을 바탕으로 2008년 재선에 성공했다.
이후 2010년 강원도 도지사 선거에 도전해 당선됐으나 당선된 지 1개월 만에 ‘박연차게이트’ 관련 재판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아 도지사 직무가 정지됐으며 2011년 유죄판결이 확정되면서 취임 7개월 만에 지사 자리를 상실했다.
2019년 12월 문재인 정부의 신년 특별사면 명단에 포함되면서 8년 만에 공직선거 출마자격을 회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