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기자 jelee@businesspost.co.kr2020-04-15 16:3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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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가 공들여 투자한 모잠비크 프로젝트에서 가장 큰 지분을 쥔 엑슨모빌이 투자 연기를 결정하면서 가스공사가 기대했던 수익을 거두는 데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15일 에너지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미국 엑슨모빌이 최근 급격한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아프리카 모잠비크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투자를 미루는 것으로 결정하면서 가스공사가 이 사업에서 기대했던 100억 달러(12조1600억 원) 규모의 수익이 뒤로 미뤄지게 됐다.
▲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
당초 모잠비크 로부마 LNG 프로젝트는 올해 최종 투자를 받고 2025년에 상업생산을 할 계획을 세웠는데 이번 유가 하락으로 직격탄을 맞게 된 엑슨모빌이 투자계획을 바꾸면서 사업 진행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에 앞서 엑슨모빌은 7일 콘퍼런스콜에서 2020년 전체 설비투자에서 100억 달러를 삭감한다고 밝혔다. 또 아프리카 모잠비크 로부마 LNG 프로젝트의 투자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대런 우즈 엑슨모빌 최고경영자는 “경험한 적 없는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며 "2020년 12월 계획한 330억 달러의 설비투자 규모를 230억 달러로 축소하고 로부카 LNG 투자도 연기한다"고 밝혔다.
모잠비크 로부마 LNG 프로젝트는 개발 가능한 천연가스가 약 12억6천만 톤에 이르는 대규모 가스전 개발사업이다.
엑슨모빌과 이탈리아의 ENI, 중국의 CNPC의 합작사인 ‘MRV(모잠비크 로부마 벤처)’가 70%의 지분을 들고 있고 가스공사, 포르투칼 에너지회사 갈프, 모잠비크 NHC가 각각 지분 10%씩을 들고 있다.
가스공사는 이 사업으로 약 100억 달러의 수익을 낼 것을 기대했고 국내 건설사 및 금융·보험업계와 동반 진출을 통한 경제유발효과만도 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가스공사는 이 사업에서 3~4년 동안 판매할 수 있는 물량을 모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국내 자원개발 역사상 최대 규모의 물량이다.
또 이를 기반으로 중동지역으로 집중된 LNG 도입선을 다각화하고 LNG사업의 경제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특히 로부마 LNG 1단계 사업에서 국내 최초로 가스전 탐사, LNG 생산, 수송, 국내 도입 등 모든 단계에 참여해 가치사슬을 완성하는 사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를 위해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은 모잠비크를 직접 방문하는 등 공을 들여왔다.
채 사장은 1월14일 모잠비크의 국영 석유가스공사(ENH)를 방문하고 15일에는 필리페 니우시 모잠비크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는 등 동분서주하면서 가스공사가 추진하는 LNG 신규 탐사사업과 관련해 모잠비크 정부의 적극적 지원도 약속받았다.
하지만 최근 국제유가의 급락으로 미국 셰일오일업체들이 잇따라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 사업이 난항을 겪게 됐다.
국제유가는 올해 1월 배럴당 60달러대였으나 최근 20달러까지 떨어지면서 3개월 만에 66% 하락했다.
셰일오일 채굴 원가는 32~57달러 수준인데 국제유가가 최근처럼 30달러도 못되게 형성되면 셰일오일업체로서는 수익을 내기 어렵게 된다.
이에 따라 미국 셰일오일의 주요업체인 엑슨모빌도 투자를 당분간 계속 미룰 가능성이 높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