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나프타 가격 급락의 효과 보지 못하고 대산 공장 사고로 1분기에 기대에 못 미치는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됐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14일 “롯데케미칼의 2020년 1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컨센서스)를 밑돌았을 것”이라며 “원재료값 급락에 따른 부정적 투입 시차효과(래깅효과)와 대산 공장 가동중단에 따른 기회 손실 탓”이라고 분석했다.
롯데케미칼은 2020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2910억 원, 영업이익 443억 원을 거둔 것으로 추산됐다. 2019년 4분기보다 매출은 10.9%, 영업이익은 69% 줄어든 것이다.
영업이익 443억 원은 시장 기대치인 572억 원을 22.6% 밑도는 수치다.
롯데케미칼의 올레핀사업은 1분기 영업이익 406억 원을 내 직전 분기보다 64%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3월 석유화학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이 2월보다 39% 떨어지면서 제품 생산에 비싼 원재료를 투입한 효과를 봤다.
3월4일 대산 공장 폭발사고에 따른 설비 가동중단으로 일회성비용까지 반영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로마틱(방향족)사업은 1분기 284억 원의 적자를 거둔 것으로 추산됐다. 파라자일렌(PX) 등 아로마틱 계열 화학제품의 스프레드(제품가격에서 원재료값을 뺀 수익성 지표) 부진이 지속돼 적자를 유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롯데케미칼의 말레이시아 자회사인 롯데케미칼타이탄은 3월 정기보수를 진행한 영향으로 1분기 영업손실 152억 원을 내며 적자를 이어간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 법인 LCUSA는 1분기 영업이익 232억 원을 내 직전 분기보다 29%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3월 에탄 분해설비(ECC)의 정기보수를 진행해 제품 생산이 줄었다.
롯데케미칼 첨단소재부문(롯데첨단소재)는 1분기 영업이익 347억 원을 거둬 직전 분기보다 5%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
폴리카보네이트(PC)의 스프레드 축소와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의 스프레드 확대가 겹쳐 수익성 변동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조 연구원은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나프타 가격 하락은 2분기 롯데케미칼 수익성에 긍정적”이라면서도 “코로나19에 따른 화학제품 수요 감소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조 연구원은 롯데케미칼 목표주가를 23만5천 원에서 20만5천 원으로 낮춰 잡고 투자의견을 중립(HOLD)으로 유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