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의 앞길이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이사 내정자의 손에 달렸다.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는 새 게임 ‘엘리온’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 게임 성과에 따라 두 회사가 증시 상장에 얼마나 다가가는지도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이사 내정자 겸 펍지 대표이사. |
카카오게임즈는 9일 엘리온 사전체험 당첨자를 발표했다. 11일 12시간 동안 한시적으로 게임을 연다.
엘리온은 크래프톤이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배급하는 PC온라인 대규모 다중사용자 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올해 출시한다는 목표를 잡았다.
크래프톤은 이 게임의 성공이 절실하다.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이 기업공개 카드를 만지작거리지만 성장동력으로 내세울 만한 요소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이후 새로운 흥행 게임을 내지 못해 개발력에 의구심을 사고 있다.
크래프톤은 3월 ‘테라 히어로’를 출시했다. 이 게임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과 같은 역할을 크래프톤에 해줄 것으로 기대받았으나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70~80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
야심작인 엘리온은 5년이 넘게 개발해왔지만 아직 시장에 내놓지 못했다.
크래프톤은 2014년에 엘리온을 개발하기 시작했는데 게임을 시범적으로 선보일 때마다 혹평에 부딪치면서 출시가 늦어지고 있다.
크래프톤은 2017년에 비공개 시범운영을 진행하고 이용자들에게 의견을 모아 게임을 80% 이상 뜯어고쳤다. 2019년 시범운영한 뒤 이번에는 게임 정체성을 아예 바꾸고 게임 이름도 ‘에어’에서 엘리온으로 변경했다.
카카오게임즈도 엘리온에 기대를 걸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상장을 바라보는데 엘리온이 성과를 내준다면 카카오게임즈는 배급부문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출 등 성과 지표도 필요하다. 특히 카카오게임즈는 엘리온으로 PC온라인 대규모 다중사용자 역할수행게임인 ‘검은사막’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2019년 5월 검은사막 배급권한을 개발사인 펄어비스에 넘겼다. 카카오게임즈는 2014년 12월 검은사막 출시 때부터 4년4개월 동안 한국 배급을 맡았다.
▲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이사(왼쪽)와 김효섭 블루홀 대표이사가 '에어' 배급계약 체결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
카카오게임즈는 2018년 상장을 추진하다가 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겠다며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이후 “최적의 시기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으나 카카오게임즈가 놓인 환경은 그때에 비해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
카카오게임즈는 2019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3910억 원, 영업이익 350억 원을 냈다. 2018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오히려 각각 7.1%, 25.8% 줄었다.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는 김 대표가 과거에 만든 ‘배틀그라운드’로 함께 도약한 경험이 있다.
김 대표는 펍지에서 개발본부장과 대표이사를 지내며 배틀그라운드 개발을 이끌었다. 이전에는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일했다.
김 대표는 당시 비주류로 꼽히던 PC게임, 그리고 배틀로얄 장르를 골라 배틀그라운드를 만들었다. 이 게임은 정식 출시를 하기도 전부터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2017년 12월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정식으로 출시하자 배틀그라운드는 PC방게임 점유율을 절반 가까이 차지할 정도로 흥행했다.
크래프톤은 2018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1200억 원, 영업이익 3002억 원을 냈다. 2017년과 비교해 매출은 260.9%, 영업이익은 1027.3% 뛰었다.
카카오게임즈는 2018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4208억 원, 영업이익 472억 원을 올렸다. 2017년보다 매출은 109.1%, 영업이익은 22.1% 늘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