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와 토스는 코로나19로 금융권 채용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공격적 채용을 이어가고 있는데 향후 사업 확대 가능성을 감안하면 채용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다.
▲ (왼쪽부터)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이사,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대표이사.
카카오페이와 토스는 9일 인재풀을 제외하고 각각 126개, 52개 분야에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금융권에서는 상반기 채용을 포기하거나 규모를 축소하는 곳이 많지만 채용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페이와 토스는 사업영역 확대에 따라 관련 인력을 채용할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페이는 증권사에 이어 삼성화재와 협력해 보험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3월에 보험사 예비인가 절차를 마친다는 계획을 세워뒀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일정이 다소 연기돼 4월 안에 예비인가 신청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예비인가 절차를 가능한 빨리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 예비인가 신청이 4월 안에 이뤄진다면 카카오페이 보험사 출범은 내년 상반기가 유력하다는 시각이 많다.
카카오페이 보험사와 같은 성격을 지닌 디지털 보험사 캐롯손해보험이 예비인가를 얻고 영업을 시작하기까지 1년가량의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하반기부터 카카오페이가 보험사 관련 인력을 충원할 가능성이 크다.
예비인가를 얻은 뒤 금융회사 영업을 위한 본인가를 얻기 위해서는 물적, 인적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는 요건이 있다.
카카오페이는 최근 카카오 계열사 가운데 가장 많은 인력을 채용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만 180여 명의 인력을 채용했는데 올해 보험사 관련 인력을 채용한다면 올해 채용규모가 지난해 수준에 이를 가능성도 커 보인다.
카카오페이에 현재 480여 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존 인원의 약 40% 규모로 채용이 이뤄지는 셈이다.
토스도 늘어난 사업영역에 맞춰 인재를 확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토스는 지난해 3월 150여 명이던 직원 규모가 현재 335명으로 1년 사이에 2배 넘게 커졌다.
올해 채용분야가 지난해보다 더 다양해졌다는 점을 살피면 올해 채용규모가 지난해 수준을 크게 웃돌 가능성이 높다.
토스는 지난해 토스와 토스보험 등에서만 채용을 진행했지만 올해는 토스증권, 토스페이먼츠(전자결제), 토스뱅크(인터넷전문은행) 등 진출을 앞둔 분야에서도 인력을 확충하고 있다.
토스 관계자는 “올해도 모든 사업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채용을 진행할 것”이라며 “특히 현재 30여 명 규모인 토스보험서비스의 상담매니저를 100여 명으로 대폭 늘릴 계획을 세워뒀다”고 말했다.
토스는 지난해 내세운 경력직 입사자 보상안으로 구직자들의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
보상안은 경력직으로 입사하는 사람에게 직전회사의 연봉 150%를 연봉으로 제안한다. 직전회사의 연봉에 해당하는 금액(최대 1억 원)을 입사 후 첫 월급일에 보너스로 한 번에 지급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토스는 이 보상안을 올해도 계속 유지한다는 방침을 세워둔 만큼 우수 인력이 지속적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카카오페이와 토스의 공격적 인재 확보에도 채용인력이 사실상 경력직에 한정돼 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대형 금융회사가 상반기 신입 공채를 대부분 포기해 금융권 구직난이 심각하다”며 “핀테크업계가 적극적으로 채용을 진행하는 점은 높게 평가하지만 경력직 위주로 채용이 이뤄지고 있어 금융권 구직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