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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정태영, '오너 마케팅'으로 무엇을 얻었나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5-09-16 11:4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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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정태영, '오너 마케팅'으로 무엇을 얻었나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왼쪽)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오너 마케팅’은 어떤 결과를 낳고 있을까?

오너 마케팅이란 기업 총수들이 전면에 나서 SNS 등을 통해 제품과 서비스를 홍보하는 것을 뜻한다.

국내 대기업 오너들은 SNS 홍보에 따른 효과가 큰 소비재 기업이라 할지라도 유독 바깥에 나서기를 꺼린다. ‘은둔의 경영자’라는 단어는 국내 오너들을 설명할 때 심심찮게 등장한다.

그러나 정용진 부회장과 정태영 부회장은 SNS를 통해 소비자들과 적극 소통한다.

◆ 정용진, 리더십 능력 인정받나

정용진 부회장은 페이스북 ‘YJ Loves’를 통해 신세계의 자체브랜드 ‘피코크’ 등을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설명하는 횟수가 부쩍 늘고 있다.

YJ Loves 페이지 구독자수가 1만5천여 명을 훌쩍 넘어서며 파급력이 커지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 4월 포스팅을 시작한 뒤 한 달에 20~30여 개 글을 사진과 함께 꾸준히 게시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YJ Loves를 ‘정용진의 주관적 포스팅’이라고 정의했다.

정 부회장은 “행복한 라이프를 디자인하고 싶다”며 “오늘의 관심과 내일을 위한 생각을 나누겠다”고 포스팅의 의미를 적었다. 자신의 주관적 내용은 물론이고 고객들과 소통을 통해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나누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정 부회장은 페이스북에 신세계그룹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가정간편식 제품에 대해 자세히 소개한다. 피코크 황태설렁탕, 피코크 모둠튀김, 피코크 파스타소스 등 각 제품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덧붙인다.

정 부회장은 피코크 제품이 개발되는 ‘테이스트 키친(TK)’에 매주 2회씩 들러 시식한다고 소개한다. 이는 피코크 제품을 구매할 만한 잠재 소비자들에게 신뢰감을 심어주기 위한 행보로 여겨진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의 신상품 개발을 연구하는 ‘비밀연구소’ 부서와 제품 포장비용을 없앤 자체브랜드인 ‘노브랜드’에 대한 설명도 열심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신세계가 새롭게 추진하는 브랜드에 자신이 직접 관여하는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주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사려는 것”이라며 “특히 SNS를 주로 이용하고 신제품이나 자체브랜드(PB)상품 구매에도 거부감이 없는 20~30대 젊은층으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이 SNS마케팅을 통해 그룹 안팎에서 리더십을 인정받는 계기로 삼기도 한다.

정 부회장은 그동안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대학 인문학강의에 직접 나서는 것도 주저하지 않았다. 이 덕분에 정 부회장은 ‘대학생이 가장 만나고 싶은 CEO’로 손꼽히기도 했다.

그는 인문학에 대해서도 “삶에 대한 지식과 지혜를 누군가와 공유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소통을 통해 영향력을 넓히고 싶은 욕구를 내비쳤다.

◆ 정태영 마케팅, 예전만큼 힘 발휘 못해

정태영 부회장은 오너 마케팅의 시초라고 불린다. 그는 2010년 트위터를 시작으로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현대카드의 경영철학을 전파하고 있다.

  정용진 정태영, '오너 마케팅'으로 무엇을 얻었나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오른쪽)이 이갑수 이마트 대표와 '테이스트 키친'에서 개발 중인 피코크 제품을 시식하고 있다. <페이스북 YJ Loves>
정 부회장의 활동은 웬만한 유명인들보다 더 대중들의 주목을 받는다. 정 부회장의 페이스북은 6만여 명에 이르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일각에서 정 부회장의 SNS마케팅이 최근 들어 예전만큼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 부회장은 지난 7월과 8월 페이스북에 경쟁회사나 다른 회사 제품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글을 적어 업계의 비난을 샀다.

정 부회장은 “별 차이도 없는 제휴카드를 남발하여 시장을 혼탁하게 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현대카드가 이마트와 제휴한 카드는 분명 존재감이 넘친다”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폰이 있는데 시계마저 연동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며 일부 카드회사들이 스마트워치용 앱을 개발하는 데 대해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정 부회장이 SNS에 홍보게시물뿐 아니라 선물받은 악기나 술, 외국여행 경험 등 사적인 글도 함께 올리면서 소비자들이 상대적 박탈감과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정 부회장은 그동안 SNS를 통해 현대카드를 경쟁사와 다르게 세련되고 혁신적 이미지로 키워내는 데 오너 마케팅을 잘 활용했다.

정 부회장은 SNS에 거의 매일 현대카드의 광고 동영상이나 이벤트 등을 올렸다. 현대카드의 대표 문화콘서트인 ‘슈퍼콘서트’에 나오는 외국가수들의 라인업에 대해 미리 운을 띄우며 스스로 화제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 오너 마케팅, 댓글로 본 반응

오너들이 SNS를 통한 마케팅 활동을 꺼리는 이유는 무엇보다 SNS가 1대 다수 형태의 쌍방형 네트워크라는 데 있다.

오너 개인의 취향과 생각을 올리면 이용자들로부터 댓글로 평가나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얘기다.

정용진 부회장은 페이스북 초기 게시물에 반말로 피코크 제품 소개글을 올렸다. 그러자 한 이용자가 “제품을 파는 입장에서 반말을 한다”고 지적하는 댓글을 달았다. 정 부회장은 그뒤로 존댓말로 모든 게시글을 올리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 5일 페이스북에 신세계 신입(인턴)사원 채용 정보를 올리면서 “신세계는 지난해부터 스펙 중심의 평가방식에서 벗어나 열정과 노력,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전문성 등을 평가에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적었다.

  정용진 정태영, '오너 마케팅'으로 무엇을 얻었나  
▲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지난 7월24일 페이스북을 통해 '뮤직 라이브러리'에서 열린 연극을 소개했다.
이에 대해 한 이용자는 “아니 시작도 안 했는데 ‘하고자 하는 일의 전문성’은 뭔가요”라고 반박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너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대중들의 눈엣가시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책임도 그만큼 커지기 마련”이라며 “언제 달릴지 모르는 공격적 댓글 때문에 해당기업의 홍보팀이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태영 부회장은 지난 2일 페이스북에 “내 강연을 부탁한 곳에서 묻지도 않고 마음대로 강연제목을 디자인경영이라 달았다”며 “내 주위 분들은 내가 디자인경영이란 단어를 얼마나 싫어하는지 안다”고 올렸다.

정 부회장의 게시글에 댓글 20개가 달렸는데 모두가 그의 의견에 동조한 것은 아니었다. 어떤 이용자는 “정의를 스스로 내려주시면 시장에 혼선이 없을 듯 하다”며 “쉬운 일 같은데?”라는 댓글을 달았다.

정 부회장은 최근 들어 현대카드의 서비스 개선을 요구하는 댓글에 일일이 답글을 다는 등 이용자들과 쌍방향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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