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시장의 변동성이 커졌지만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해외대체투자 확대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권 사장은 해외대체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계열사 한화자산운용과 시너지를 키워 한화투자증권의 투자금융(IB)부문에서 해외사업 비중을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끌어올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29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해외법인을 설립해 해외대체투자 확대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법인을 설립해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대체투자 기반 확보와 대체투자처 발굴에 속도를 낼 수 있다.
권 사장이 해외투자 확대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꾀하고 있는 만큼 한화투자증권의 해외대체투자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권 사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한화투자증권 본점에서 열린 한화투자증권 주주총회에서 “2019년 해외대체투자시장을 개척해 수익 다각화에 성공했다”며 “올해는 투자금융(IB)부문의 해외비중을 2019년보다 2배 이상 늘려 글로벌시장으로 외연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한화투자증권의 해외투자를 통한 수익 다각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2019년 국내 증권사들은 주요 수익원이었던 위탁매매수수료 수익이 감소했음에도 대체투자 등 투자금융(IB) 강화에 힘입어 역대 최고 순이익을 다시 쓰는 등 실적 호조를 보였다.
한화투자증권은 2019년 연결기준 순영업수익 1조5712억 원, 영업이익 1118억 원, 순이익 985억 원을 냈다. 2018년보다 순영업수익은 17.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5.1%, 순이익은 36.1% 늘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2019년 3분기 말 기준 대체투자가 포함되는 투자금융(IB)부문에서 누적 순영업수익 737억 원을 냈다. 2018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4.44% 증가했다.
한화투자증권은 2019년 프랑스 덩게르크 LNG터미널과 파리 뤼미에르빌딩, 영국 게트윅공항 등에 투자하며 해외대체투자에 적극 나섰다.
대체투자에는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만큼 한화투자증권은 2019년 8월 1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해 자본을 확충하기도 했다.
유상증자로 자본을 키우긴 했지만 한화투자증권의 자본은 여전히 1조 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미래에셋대우의 자본이 9조 원을 넘고 4조 원 이상의 자본을 지닌 증권사가 7곳에 이르는 점에 비춰볼 때 한화투자증권이 대체투자부문에서 경쟁력을 갖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다만 한화투자증권이 미래에셋그룹처럼 계열사와 협력해 시너지를 노린다면 대체투자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여지는 충분하다.
미래에셋그룹은 대규모 해외투자에 계열사가 함께 참여한다. 2019년 9월 약 7조 원에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미국 호텔 15곳을 인수할 때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생명보험,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계열사가 함께 투자했다.
한화자산운용이 자기자본투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해외대체투자 확대에 힘을 쏟고 있는 만큼 권 사장은 계열사 시너지를 통해 한화투자증권의 해외대체투자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한화투자증권의 지분 19.2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한화자산운용은 2월 유상증자로 확보한 5100억 원 가운데 3천억 원을 해외대체투자에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화투자증권은 2019년 9월 한화자산운용과 함께 미국 시카고 주차장 운영기업 ‘시카고파킹미터’에 2800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권 사장은 한화투자증권이 한화자산운용과 부동산, 사회기반시설 등 해외대체투자 기회를 공동으로 발굴해 협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