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이 ‘강점’으로 꼽히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사업에서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으로서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수익원이 마땅치 않은 만큼 이전처럼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지만 '선택과 집중'을 통해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29일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존에 승인된 거래를 놓고도 위험평가를 다시 진행하며 위험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투자 진행이 주춤한 상태라고 할 수 있지만 전면 중단된 상황까지는 아니다”며 “상황이 어려운 만큼 리스크 관리를 더 철저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월 태영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제공하기로 했다.
메리츠증권과 태영건설 컨소시엄은 25일 이마트가 소유한 서울 마곡지구 CP4구역 부지 매입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프로젝트에 소요되는 자금조달을 책임진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토지매입 계약이 완료된 단계로 메리츠종금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주선할 것”이라며 “자금조달 구조 등 세부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마트가 매각 후 임대차계약(세일즈앤리스백) 방식으로 창고형 할인매장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운영할 계획을 세운 만큼 메리츠종금증권과 태영건설로서는 안정적 임대수익을 확보해놓은 셈이다.
메리츠증권과 태영건설 컨소시엄이 인수한 토지는 5호선 마곡역에 가장 인접해 있어 주변 복합단지보다 상대적으로 건축물 용도 제약이 덜해 부지매력과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최 부회장이 메리츠종금증권의 위험분석과 평가를 활용해 사업성이 높은 프로젝트를 선별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메리츠종금증권을 놓고 정부의 부동산시장 규제 등으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스부문을 축소하고 대체투자 등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건전성 관리방안’에 따라 2021년 7월부터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율을 100% 미만으로 유지해야 한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주선하면 부동산 개발자를 위해 채무보증을 서고 수수료를 받는데 채무보증은 회계장부상 우발채무로 잡힌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019년 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율이 200%를 웃돌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게 됐다.
다만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으로 비교적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만큼 더욱 철저한 위험관리를 거쳐 수익성과 안정성을 꾀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해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최 부회장은 ‘구조화금융의 달인’이라는 별명을 얻었을 정도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강점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부회장은 메리츠종금증권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강자로 키워 중소증권사에 불과했던 메리츠증권을 2019년 자기자본 규모 기준 업계 7위로 키웠다.
메리츠종금증권 자본은 2013년 7169억 원이었으나 2019년 4조193억 원으로 급성장했고 순이익 또한 같은 기간 516억 원에서 5545억 원으로 급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