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IB)인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이 발행어음 잔액을 늘리기 부담스러운 상황을 맞고 있다.
저금리기조에 더해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로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통해 운용수익을 내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로고. |
22일 금융투자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이 발행어음 잔액을 늘리는데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의 초대형 종합금융투자회사(IB)가 만기 1년 이내로 자체 신용에 따라 발행하는 단기 금융상품이다.
초대형 투자은행(IB) 3곳은 자체 신용을 기반으로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어음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에 발행어음 잔액규모를 적극적으로 늘려왔다.
증권사들의 투자금융(IB) 분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초대형 투자은행(IB)들은 투자금융 강화를 위한 자금조달 수단으로 발행어음을 활용했다.
지난해 말 기준 초대형 투자은행 3곳의 발행어음 잔액은 12조9천억 원으로 2018년 말보다 110%(6조9천억 원) 증가했다.
발행어음 1호 사업자인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액은 2019년 말 기준 6조7천억 원으로 2018년 말보다 2조5천억 원 늘었다.
NH투자증권은 4조1천억 원으로 2조3천억 원 늘었으며 지난해 발행어음 사업에 첫 발을 내디딘 KB증권의 잔액은 2조1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저금리기조가 계속되면서 증권사들이 발행어음 잔액을 늘리기 부담스러워졌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으로 낮추면서 채권금리도 떨어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 가운데 일부를 채권에 투자하고 있어 순이자마진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때문에 기업대출이나 부동산금융 등에 자금을 적극적으로 투자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일단 증권사들은 발행어음 금리를 낮추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1년 만기 발행어음 상품을 기준으로 발행어음 금리는 1%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7월경만 해도 1년 만기 발행어음 금리는 2%대였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발행어음 금리 추가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만큼 증권사들의 역마진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증권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을 통해 순이자마진 1.5% 정도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발행어음을 향한 투자자들의 수요는 여전한 것으로 파악돼 증권사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가 1%대 중반까지 떨어졌음에도 발행어음을 통해 단기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려는 수요는 꾸준하다”고 말했다.
KB증권에서 3월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출시한 ‘KB 에이블 스텝업 발행어음’은 2천억 원어치가 모두 팔렸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