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며 한국마사회의 실적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마사회는 장기휴장으로 자체 실적뿐만 아니라 경마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생계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온라인 마권 발매가 허용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관련 법안의 개정이 필요해 도입이 쉽지 않아 보인다. 
 

20일 한국 마사회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여파로 마사회는 올해 매출 1조1천억 원가량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 공시에 따르면 마사회는 2014년 이후 해마다 1월부터 6월까지 반기 기준으로 3조8천억 원 안팎의 매출을 거둬들였다. 영업이익도 반기 기준 1천억 원 안팎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마사회는 올해 코로나19의 여파로 사상 최대의 매출 하락을 보일 뿐만 아니라 영업이익에서 처음으로 적자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마사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적자경영이 눈앞으로 다가왔다”며 “마사회가 1949년 설립된 뒤 한국전쟁과 같이 경마가 불안정하게 개최되던 때를 제외하면 처음으로 적자를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사회는 코로나19의 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2월23일부터 경마 임시휴장에 들어가 모든 사업장의 운영을 중단했다.

마사회는 처음에 26일까지 휴장하기로 했던 것에서 4월9일까지로 경마 운영중단 기간을 연장했다. 이는 마사회가 설립된 이후 최장기간 휴장하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며 경마 재개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자 마사회는 매출 하락과 영업 손실, 세수 감소 등을 이유로 온라인 마권 발매가 허용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마사회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19로 경마가 중단된 곳은 한국밖에 없으며 다른 나라들은 온라인 마권 발매나 관중이 없는 경기를 통해 경마를 진행하고 있다”며 “경마 중단으로 마사회뿐만 아니라 말 생산농가와 기수, 조교사, 말 관리사 등 경마 사업 관계자들의 생계가 어려워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1천억 원 이상의 세수가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마사회에 따르면 경마를 정상 시행하면 한 달에 평균 약 200억 원의 경마상금이 발생한다. 경마상금을 주된 수입으로 삼고 있는 기수, 조교사, 말 관리사 등 1100여 명의 경마 관계자들은 경마 중단으로 상금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마사회의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이전과 달라질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마사회의 기대대로 온라인 마권 발매가 허용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마사회의 온라인 마권 발매와 관련해 이전과 달라진 것은 없다”며 “온라인 마권 발매로 발생할 수 있는 사행성 심화와 청소년들의 접근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 불법 도박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 등은 여전히 해결 방안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점과 관련한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마권 발매가 가능하도록 하는 개정안이 접수돼 있지만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2일 열린 농림축산식품법안심사 소위원회에서 온라인 마권 발매는 안건으로 상정됐지만 통과하지 못하고 계류됐다. 

온라인 마권 발매를 골자로 하는 한국마사회법 일부 개정법률안은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국회의원 19명이 2019년 11월 발의했다.

합법적으로 온라인 마권을 발권함으로써 현재 13조5천억 원 규모로 추정되는 온라인 불법 경마를 축소하고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양성화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경마 관련 업계는 21대 국회가 시작하기에 앞서 임시 국회가 열린다면 관련 논의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총선상황에서 온라인 경마와 같은 예민한 사안이 결정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마사회 관계자는 “온라인 마권 발매에 역기능이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다만 충분한 준비와 기술적 방법들을 통해 거론되는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며 “경마를 도박이 아니라 하나의 산업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