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2020-03-18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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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갑에서 장성철 미래통합당 후보가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갈등과 분열을 기회로 삼아 16년 만에 보수정당 깃발을 꽂을 수 있을까?
제주시갑은 이 곳에서 내리 4선을 했던 강창일 민주당 의원이 세대교체를 명분으로 불출마하면서 도내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 왼쪽부터 장성철 미래통합당 전 제주시 갑 당협위원장, 송재호 전 청와대 국가균형발전위원장, 박희수 전 제주도의회 의장
18일 제주 정치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올해 총선 제주시갑 선거판세는 민주당 내 유력 예비후보의 무소속 출마가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송재호 전 청와대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을 제주시갑에 전략공천하자 지지도가 가장 높았던 예비후보 박희수 전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이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결정했다.
박희수 전 의장은 민주당을 탈당한 뒤 3월5일 기자회견에서 "나는 제주시갑 출마자 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두 차례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며 "4위를 차지한 송재호 전 교수를 민주당 중앙당에서 뚜렷한 이유도 없이 전략공천해 제주도민의 민의를 져버렸다”고 말했다.
제주시 정치권에선 "서귀포 출신 송 전 위원장이 지역구 주민들을 위해 노력한 바 없다"며 "민주당 전략공천은 제주시갑 주민들을 무시하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잇달아 나온다.
제주갑 지역 민주당원들과 지지자 1100명이 제주시갑 선거구 전략공천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16일 무소속 출마자를 영구 제명하겠다는 태도를 보였지만 박 전 의장은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오히려 송 전 위원장 일가와 관련한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박 전 의장은 “송 전 위원장은 할아버지의 친일 의혹과 아버지의 제주 4.3사건 표선지역 주민 학살 관련 의혹을 해명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통합당은 14일 당내 경선을 통과한 장성철 후보 외 3명의 예비후보가 '문재인 정권 심판'과 '16년 만의 제주갑 탈환'이라는 목표 아래 똘똘 뭉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장 위원장과 다른 통합당 예비후보들은 공천 승복 서약식에서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 내용과 과정에 절대 승복할 것을 이 자리 앞에서 분명히 약속드린다”며 “만약 공천을 받아 대표 후보로 본선에 진출한다면 민주당 권력 독점 16년을 부수는데 온몸을 던져 헌신하겠다”고 뜻을 모았다.
장 후보는 1968년 제주 제주시 출생으로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제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국장, 녹색제주연구소 소장, 제주4.3도민연대 운영위원 등을 거쳐 2010년에는 우근민 전 제주지사에 발탁돼 제주특별자치도 기획관리실 정책기획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2016년 국민의당 제주도당 창당준비단 집행위원장을 맡으며 정치권에 입문했다. 2016년 총선 당시 제주갑에서 국민의당 후보로, 2018년 제주지사 선거에서 바른미래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제주갑은 지난 4번의 총선에서 민주당의 손을 들어줬지만 그 이전에는 보수정당 후보나 보수성향의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기도 했다.
강창일 의원이 4선을 하는 과정에서도 보수 정치세력의 분열 덕을 본 측면도 있다.
2008년 총선에서 강 의원은 39.2% 득표를 얻어 32%의 무소속 현경대 전 의원과 27.1%의 김동완 한나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강 의원은 2012년에는 43.3%를 득표해 당선됐는데 현경대 새누리당 전 의원은 39%, 무소속 장동훈 후보는 13.9%를 각각 얻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