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대우건설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새로 선임한 사외이사 후보자 3명을 놓고 연륜과 관록에 방점이 찍힌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형 사장은 1956년 태어나 건설업계 주요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나이가 많은 편에 속하는데 이번에 선임된 대우건설 사외이사 3명은 모두 김 사장보다 나이가 많다.
대우건설 사외이사 후보자인 장세진 서울사회경제연구소장은 1949년, 양명석 전 법무법인 바른 파트너와 문린곤 전 감사원 국장은 각각 1955년 태어났다.
다른 대형건설사와 비교하면 대우건설이 사외이사의 경험을 중시했다는 점은 더욱 분명해진다.
현대건설은 최근 각각 1960년과 1965년 태어난 교수 2명을 사외이사 후보자로 선임했다. 삼성물산 역시 사외이사 3명을 새로 선임했는데 최연장자가 1953년 출생이고 나머지 2명은 1961년과 1963년 태어났다.
장세진 후보자는 인하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로 원로 진보 경제학자로 평가된다.
노무현 정부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을 지냈고 지금은 경제민주화 방안을 연구하는 민간연구기관인 서울사회경제연구소를 이끌고 있다.
과거부터 신문기고 등을 통해 진보적 목소리를 내왔고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소득주도성장 정책 평가와 과제’ 국제 콘퍼런스를 비롯해 다양한 토론회 좌장을 맡는 등 시장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양명석 후보자는 미국 뉴욕주와 캘리포리나주에서 변호사 자격증을 딴 미국변호사로 포드, GM, 삼성전자, 삼성증권, 삼성토탈종합화학 등 국내외 다양한 기업을 거친 기업법무 전문가로 평가된다.
2007년부터 2014년까지는 미국에서 양명석 법률사무소를 운영했고 가장 최근에는 법무법인 바른 공정거래팀 파트너로 일했다. 1990년대 중반에는 대우그룹 회장실 특별보좌관을 지낸 경험도 있다.
문린곤 후보자는 감사원 건축사무관, 기술서기관, 건설환경감사국 과장 등을 거쳐 국장으로 명예퇴직한 건설분야 행정 전문가다.
공직에서 물러난 뒤 현대건설 상근자문 등을 거쳐 지금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비상근고문을 맡고 있다. 건설관련 지식과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경남 사천 헬기동 등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여러 건물을 짓는데 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지난해 대우건설 최대주주가 KDB산업은행에서 KDB인베스트먼트로 변경된 이후 기업가치 강화 작업에 더욱 힘을 주고 있는데 '혁신'과 '안정' 사이 균형의 잡아야 하는 상황에서 경험 많은 각 분야 전문가의 조언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 매각작업 등을 진행하기 위해 설립된 KDB산업은행의 자회사다.
대우건설 이사회는 의장인 김형 사장을 포함해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4명 등 모두 6명으로 구성된다. 사외이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사외이사들이 의견을 적극적으로 펼칠 가능성도 충분하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각 후보자들은 ‘빌드 투게더, 고객과 함께 최고의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이라는 대우건설의 비전 달성을 위한 독립성과 전문성을 지니고 있다”며 “경영의 감시감독 역할을 할뿐 아니라 대안 제시를 통해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