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철 미래통합당 의원이 내려놓은 경기 평택갑의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홍기원 전 이스탄불 총영사가 공천 확정된 것과 관련해 잡음이 생기고 통합당에서는 '공천 내정' 문자로 홍역을 치뤘던 공재광 전 평택시장의 공천이 확정됐다.
▲ 미래통합당 후보 공재광 전 평택시장, 더불어민주당 후보 홍기원 전 이스탄불 총영사. |
10일 정치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경기 평택갑에서 통합당과 민주당 모두 공천을 두고 시끄러운 가운데
이낙연 민주당 공동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홍 전 총영사의 후원회장을 맡아 힘을 실어주고 있다.
원 의원이 불출마를 결심한 데는 최근 3번의 여론조사에서 현역 교체 여론이 많았고 민주당의 지지도가 높게 나온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원 의원이 재판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게 이번 불출마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원 의원은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지역 사업가들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인 징역 10개월을 받았다.
원 의원의 불출마, 뇌물 관련 징역형 선고, 높은 현역 교체 여론 등에 비춰본다면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홍 전 총영사의 지역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해 마냥 안심할 수는 없어 보인다.
민주당 후보심사에서 컷오프된 김선기 전 평택시장이 불복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고 경선상대였던 임승근 예비후보는 경선투표결과에 불복해 중앙당에 이의제기를 하는 등 잡음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홍 전 총영사는 경선에서 순수 득표로는 임 예비후보에게 밀렸지만 신인 가산점이 더해져 극적으로 공천이 확정됐다.
이를 의식한 듯
이낙연 위원장은 10일 선거캠프 보도자료를 통해 "홍 전 총영사는 주요 경제·외교 부처를 두루 거친 정통 관료이자 경제·외교 전문가"라며 홍 전 총영사의 후원회장을 맡아 힘을 실어주고 있다.
홍 전 총영사는 집권여당 소속으로 경제와 외교분야의 전문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적극 내세워 주요 공약으로 신도시 혁신 전략위원회 구성, 국제 홈스테이 네트워크 구축, 평택 역사문화 관광벨트 조성 등을 제시했다.
홍 전 총영사는 경제와 중국 전문가로 27년 동안 경제부처와 외교부에서 일했다.
통합당 후보로 나서는 공 전 시장은 2013년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2014년 지방선거를 통해 당선된 평택시장 시절 공약 이행률이 높아 공약대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친인척의 국장급 인사, 조카 별정직 공무원 특별채용 등 잡음도 많았다.
원 의원의 아내가 공천 발표 이전인 2월23일 불출마 발표 당일 새벽에 당원들에게 보낸 문자의 내용대로 공 전 시장의 공천이 확정된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공 전 시장이 애초 평택을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평택갑으로 변경한 점을 놓고도 뒷말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합쳐지면서 유승민 의원의 측근으로 알려진 유의동 의원에게 지역구를 확보해주고 징역형을 받은 원 의원의 지역구를 지키기 위해 공 전 시장의 지역구를 평택갑으로 옮겼다는 말도 나온다.
공 전 시장은 2월29일 뒤늦게 평택갑으로 지역을 변경한 것을 두고 평택갑의 맹주였던 원유철 의원의 입김이 아닌 중앙당의 결정이라고 해명했다.
통합당의 최호 예비후보는 6일 당의 결정에 반발해 "지역의 자존심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며 삭발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