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의 부조리를 주장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고 문중원 기수의 발인이 진행됐다. 고인이 숨진 지 102일 만이다.
9일 오전 7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4호실에서 고 문중원 기수의 발인제가 열렸다.
▲ 9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4호실에서 고 문중원 기수의 발인제가 진행됐다. <연합뉴스> |
부인 오은주씨, 딸과 아들, 고인의 양친 등 유족들이 함께했고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최준식 공공운수노조위원장 등도 참석했다.
박승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목사는 조사에서 "마사회의 부패와 갑질에 막혀 길이 보이지 않을 때 당신은 얼마나 힘들었나"며 "사랑하는 아내와 어린 남매를 남겨두고 떠나기로 결심했을 때 그 아픔을 다 헤아릴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고인의 죽음은 절대 헛되지 않았고 새로운 역사를 만든 첫걸음이 됐다. 한국마사회가 얼마나 부패했는지 드러났고 여러 사람이 죽어도 꿈쩍하지 않던 마사회의 잔인함이 모든 이들에게 고발됐다"며 "고인을 대신해 동지들이 싸움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발인제에 참여한 유족과 시민 60여명은 '문중원 열사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한국마사회가 죽였다. 대통령이 해결하라' 등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이에 앞서 문 기수는 2019년 11월29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서에는 '말을 대충 타라는 등 부당한 지시 때문에 기수로서 한계를 느꼈고 이에 조교사가 되고자 면허를 취득했지만 마방을 받지 못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문중원 기수 죽음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문중원 기수 대책위)’와 유족은 마사회에 재발 방지책 마련을 촉구했고 3월6일 마사회가 애도 표명과 재발 방지안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문 기수가 숨진 지 99일째 미뤄왔던 장례를 치렀다.
유족과 시민대책위는 부산으로 이동해 9일 오후 2시 고인이 근무했던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영결식을 연다. 장지는 경남 양산 솥발산공원묘원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