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국내 백화점3사 가운데 유일하게 새 매장을 여는 전략을 펴면서 아울렛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출점을 앞둔 아울렛에서 식음시설을 강화하고 고급스러운 콘셉트를 적용해 소비성향이 있는 ‘몰링족(복합쇼핑몰을 찾는 사람들)’을 겨냥하는 것으로 보인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올해 대전과 남양주 등 2곳의 교외지역에 프리미엄 아울렛을 출점한다.
현대백화점은 현재 서울과 경기도 대구 등에서 모두 5곳의 아울렛을 운영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교외지역은 여력이 있다고 판단해 새로 2곳을 추가하는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아울렛 점포가 자리한 지역 특성에 따라 시티 아울렛과 프리미엄 아울렛으로 구분해 영업전략을 달리하고 있다.
이번에 교외지역에 출점하는 아울렛 모두 ‘프리미엄’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김 대표가 한섬에서 성공한 ‘고급화 전략’을 펼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백화점은 2015년 아울렛사업을 시작해 2000년대 초반에 사업을 시작한 롯데나 신세계 등과 비교하면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차별화 전략을 세웠다.
현대백화점은 송도 프리미엄 아울렛에서도 ‘에트로’와 ‘페라가모’ ‘몽블랑’ 등 명품 브랜드들을 입점시켜 프리미엄을 강조해온 만큼 이번 출점에서도 이월상품를 싸게 산다는 기존 아울렛 이미지를 탈피하겠다는 복안이다.
김 사장은 한섬 대표를 맡기 전에 현대백화점에서 여성패션 등의 부분에서 경험을 쌓아왔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한섬의 ‘노세일 고급화’ 전략으로 성과를 냈다.
이미 김 사장은 현대백화점의 명품브랜드 편집숍인 ‘오프웍스’ 매장을 새로 출점하는 아울렛 점포에 입점할 계획을 세워뒀다.
오프웍스는 현대백화점이 명품 브랜드 제조사로부터 물건을 대량으로 직매입해 매입 단가를 낮춰 할인율을 높인 매장을 말한다.
현재 현대백화점은 동대문 현대백화점시티점에서 오프웍스 매장을 운영하면서 100여개에 이르는 패션·잡화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 교외지역에 들어서는 아울렛인 만큼 가족 단위 고객을 중심으로 이번 아울렛에 식음시설 등 즐길 거리를 강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부터 중소 협력사와 함께 국내 식음시장 트렌드를 분석해 제품을 개발하는 등 식음시설을 강화할 준비를 차곡차곡 해온 만큼 김 사장이 이를 아울렛에서도 활용하는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재단장한 현대백화점 신촌점에서도 식음시설을 대폭 강화했다.
신촌점 식음시설 층에 ‘온실 마당’을 메인 콘셉트로 정해 매장 한 가운데에 ‘중앙 광장’을 조성하고 매장 곳곳에는 대형 식재료를 둬 인테리어도 강화했다.
김 사장은 현대백화점의 본업인 백화점사업은 이미 주요 도시 상권에 들어선 만큼 아울렛의 출점을 강화하면서 아울렛사업을 신규 성장동력으로 키워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국내 아울렛시장 규모는 백화점과 비교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유통산업백서에 따르면 국내 아울렛 시장규모는 연평균 13.3%씩 성장해오고 있다. 올해 시장규모는 19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국내 백화점시장은 2012년 이후 7년 연속 매출이 29조 원대에 머물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오프웍스 출점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아울렛사업을 다른 대형 유통회사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가격 할인이 중심인 아울렛보다는 소비자의 발길을 끌 수 있는 콘텐츠를 강화해 차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