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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모범생' 카카오,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뱅크 더 키울 기회잡아

임재후 기자 im@businesspost.co.kr 2020-03-06 16: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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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신사업에서 경쟁기업들과 격차를 벌릴 기회를 잡았다.

‘모범생’으로 사업을 진행한 덕분에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뱅크가 국회 입법에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
 
'정책 모범생' 카카오,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뱅크 더 키울 기회잡아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국회는 6일 밤 9시 본회의를 열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을 표결한다. 

개정안은 사업자가 11~15인승 차량에 운전자를 알선하려면 렌터카를 관광 목적으로 빌리되 6시간 이상 이용하거나 대여 및 반납 장소가 공항이나 항만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카카오모빌리티는 법 개정의 수혜를 입을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서비스 가운데 ‘벤티’ 사업이 특히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벤티는 대형승합차로 영업을 해 겉보기에 타다와 같지만 택시면허를 취득한 운전자가 운행한다. 

벤티는 지난해 12월부터 시범적으로 운영에 들어갔는데 운행대수가 아직 100대에 미치지 못한다. 타다는 현재 1400여 대를 운행하고 있다.

그러나 법이 개정되면 벤티는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타다 운행이 불확실해지면서 운전기사 지원자도 늘고 이용자도 많아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타다는 아동이나 노인을 동반한 승객이나 휠체어 이용자들이 특히 만족감을 내보여왔는데 벤티가 이런 수요를 흡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카카오T 블루’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 카카오T 블루는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 가맹사업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법인들과 가맹계약을 맺고 택시에 카카오 브랜드와 ‘카카오 T’ 플랫폼을 탑재했다. 이용자가 택시를 불렀을 때 기사에게는 목적지가 통보되지 않아 승차거부를 막을 수 있다.  

택시 안에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휴대전화 충전기와 공기청정기도 설치했다.

기존 택시들이 승차거부를 하고 서비스가 불친절해 타다를 찾던 이용자들이 카카오T 블루를 찾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기술을 접목할 뿐 아니라 운전자들에게 서비스 응대교육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이 확장하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설립 이후 지금껏 적자를 내왔다.

상장도 바라볼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7년에 투자자들에게 2021년까지 상장을 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이 4일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자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개혁을 책임지게 됐다”며 “타다는 기존 사업을 유지하기 어려워진 반면 카카오모빌리티는 법제화된 ‘플랫폼택시’에 다시 힘을 줄 수 있게 됐다”고 바라봤다.

카카오뱅크도 국회 입법으로 반사이익을 볼 카카오 계열사로 꼽힌다.

국회는 5일 본회의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련한 특례법(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을 부결했다. 카카오뱅크와 인터넷은행 경쟁 관계에 놓인 케이뱅크에 악재가 닥친 셈이다.

개정안은 대주주가 벌금형 이상의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이 있어도 한도초과 지분보유 승인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KT는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에도 불구하고 케이뱅크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계획이 틀어지면서 케이뱅크는 자금 수혈을 받지 못하게 됐다. 케이뱅크는 자본위기에 시달리며 신용대출상품을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
 
'정책 모범생' 카카오,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뱅크 더 키울 기회잡아
▲ 카카오모빌리티의 대형승합택시 '벤티'.

카카오뱅크는 반대로 인터넷은행산업에서 사실상 독점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케이뱅크보다 석 달 늦게 출범했는데도 시장을 장악했다. 토스뱅크도 아직 사업을 본격화하는 데 이르지 못했다.

카카오라고 아무 탈없이 사업을 진행해온 것은 아니다.

카카오 역시 카카오뱅크 최대주주에 오를 때 카카오M(과거 로엔엔터테인먼트)의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이 문제가 될 뻔했다. 하지만 카카오가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기 전에 담합행위가 이뤄진 점을 감안해 제재를 피했다.

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할 때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가 발목을 잡았다.

김 의장은 카카오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돼 계열사를 신고하는 과정에서 5곳을 누락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그러나 김 의장이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카카오는 증권업 진출에 성공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서비스를 시작한 지 엿새 만인 3일까지 증권계좌 20만 개를 발급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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