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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이성희 '새 술은 새 부대에', 농협 '친정체제' 구축에 칼 빼

김남형 기자 knh@businesspost.co.kr 2020-03-03 16: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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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범농협 계열사 경영진의 인적교체 칼을 빼들었다. 

이 회장이 코로나19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친정체제 구축을 위한 '새 판 짜기' 인사를 뒤로 미뤄둘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으나 핵심 계열사 사장단을 시작으로 대대적 물갈이 인사를 서두르고 있다.
 
[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9855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성희</a> '새 술은 새 부대에', 농협 '친정체제' 구축에 칼 빼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

3일 농협 안팎에서는 허식 농협중앙회 부회장 등의 사퇴를 놓고 이성희 회장이 친정체제 구축을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회장은 허식 부회장을 비롯해 이대훈 NH농협은행 은행장, 소성모 상호금융 대표이사, 김원석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 대표이사 등 김병원 전 농협중앙회장과 가까운 사이로 여겨지는 임원들의 사표를 모두 수리했다. 

농협중앙회의 요직으로 꼽히는 중앙회 부회장과 농협은행장, 상호금융 대표, 농업경제 대표 등을 한꺼번에 교체하는 것이다. 

허 부회장은 농협중앙회 최초로 부회장을 연임하는 등 김병원 전 회장의 측근으로 꼽힌다.

이대훈 은행장은 NH농협은행 최초로 3연임에 성공하는 등 김병원 전 회장의 신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성모 대표와 김원석 대표도 각각 김 전 회장 시절 연임에 성공했다.

이 회장이 김광수 NH금융지주 회장을 재신임하지 않는다면 농협중앙회 핵심 요직 5곳의 자리가 모두 바뀌는 셈이다.

김광수 회장의 임기는 4월28일 끝나는데 3월 중순경 김광수 회장의 연임 여부를 비롯해 다음 금융지주 회장의 인선을 논의하는 임원후보 추천위원회가 열린다.

이대훈 은행장이 NH농협은행의 실적을 바탕으로 3연임에 성공한 이후 3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물러난 점을 고려할 때 김광수 회장의 연임도 불투명해졌다는 시선이 많다.  

이 회장은 농협중앙회장이 민선으로 바뀐 이후 경기도 출신으로서는 처음으로 회장에 올랐다. 경기지역 인사 또는 이 회장이 믿을 수 있는 인물을 요직에 앉힐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의 이런 기조는 앞서 2월 지준섭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장을 NH농협은행 부행장으로 옮기는 인사를 단행한 데서도 이미 확인됐다.  

지 부행장은 김병원 전 회장의 비서실장 출신으로 김 전 회장이 2019년 12월 총선 출마를 위해 퇴임하기 앞서 주요 보직인 기획조정본부장에 앉혔다.

지 부행장의 보직이동 인사로 이성희 회장의 새 판 짜기가 본격화할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시기가 미뤄질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이 회장은 화훼농가 지원 등 코로나19 피해 지원에 농협 전체의 힘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할 조짐이어서 인사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농협중앙회는 새 회장이 취임하면 계열사 대표의 일괄사표를 받아 전임자의 그림자를 걷어내는 일이 관행처럼 굳어지고 있다. 

김병원 전 회장도 2016년 취임 이후 김정식 농협중앙회 부회장, 이상욱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 대표이사, 허식 상호금융 대표이사, 이경섭 NH농협은행장, 김용복 농협생명 대표이사 등으로부터 일괄사표를 받았다. 

당시 김병원 전 회장은 김정식 부회장, 이상욱 농업경제 대표, 허식 상호금융 대표의 사표를 수리했다. 

김병원 전 회장 때에 비춰보면 이 회장이 이대훈 NH농협은행 은행장, 허식 농협중앙회 부회장, 소성모 상호금융 대표이사, 김원석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 대표이사, 박규희 조합감사위원장, 이상욱 농민신문사 대표이사, 김위상 농협대학교 총장 등 모두 7명의 사표를 수리했다는 점에서 물갈이폭이 훨씬 큰 편으로 여겨진다. 

특히 이대훈 은행장은 실적을 바탕으로 연임을 확정지은지 얼마 되지 않은데도 교체한 점에서 이 회장이 친정체제 구축을 향한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뜻도 읽힌다.  

최창수 NH농협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과 홍재은 NH농협생명 대표이사 사장도 사의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표가 수리되지 않으면서 유임됐다. 

농업계 관계자는 "농협의 핵심요직은 농협은행장, 농협중앙회 부회장, 상호금융 대표, 농협경제지주 대표, 농협금융지주 대표 등 5곳 정도가 꼽힌다"며 "경기 출신 후보로 당선된 만큼 이 회장이 인선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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