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2020-03-03 15: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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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가 퀀텀닷나노LED(QNED) 디스플레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QNED 개발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삼성전자가 QLEDTV와 마이크로LEDTV 사이에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3일 “삼성디스플레이가 주도적으로 QNED를 개발하고 있다”며 “4분기까지 시험생산 라인을 확보할 계획이며 이르면 2021년 양산 투자에 이어 2022년 QNEDTV를 공개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QNED는 미세한 크기의 LED(나노LED)를 발광원으로 사용하고 퀀텀닷(QD) 소재를 올려 색을 재현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퀀텀닷(QD)디스플레이와 LED디스플레이를 결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전부터 곽진오 연구소장 부사장을 중심으로 QNED 연구개발을 진행해 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QNED 시험생산 설비 구축을 위해 장비 발주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QNED는 올레드(OLED)의 단점인 번인 문제가 없는데다 소모 전력이 적고 수명이 길다. 이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의 QNED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면 올레드를 발광원으로 사용하는 QD디스플레이를 대체할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QNED 기술 개발 속도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가 진행 중인 QD-올레드 투자도 QNED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9년 10월부터 13조 원을 투자해 QD디스플레이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1월 QD사업화팀을 신설했고 2021년 상반기부터 양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QNED 양산시기와 1년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가 중복투자를 피하고 QNED로 선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삼성디스플레이가 QNED 개발에 성공하면 삼성전자가 TV사업에서 추진하고 있는 QLED와 마이크로LED의 투트랙 전략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QLEDTV를 현재 주력 제품으로 삼고 있지만 LCD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화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QLEDTV 판매량은 증가하고 있으나 LCD디스플레이가 이미 내리막 조짐을 보이고 있어 중장기 지속성을 담보하기도 어렵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주력제품으로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 LED 소자가 직접 빛을 내는 마이크로LEDTV를 앞세우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마이크로LED는 수억 원대의 고가로 일반가정에서 사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공급량도 많지 않아 연간 판매량이 1천 대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는 가정용 마이크로LEDTV를 하반기에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여전히 1억 원 안팎의 가격을 예상하는 가운데 마이크로LEDTV 가격이 시중의 프리미엄급 TV 수준으로 떨어지려면 2~3년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026년에야 마이크로LEDTV가 대량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QNEDTV가 2022년 공개되고 2023년부터 대량양산에 들어가면 삼성전자의 주력제품이 QLEDTV에서 마이크로LEDTV로 넘어가는 과도기를 버틸 수 있게 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QNED 디스플레이를 개발하면 디스플레이시장에서 중국과 경쟁을 이겨내는데도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대형 LCD시장을 장악한 중국 업체들은 마이크로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BOE는 올초 마이크로LED 관련 제품을 하반기에 출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다만 아직 중국 업체의 마이크로LED 기술은 한국 업체들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들이 기술력을 끌어올리기 전에 삼성디스플레이가 QNED로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노경탁 유진증권 연구원은 3일 “삼성전자는 마이크로LED와 QNED 등 차세대 TV 개발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중국과 격차가 장기간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