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미진 수젠텍 대표이사가 현장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바로 진단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손 대표는 3월 안에 진단키트를 내놓는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성공한다면 코로나19 확진에 소요되는 시간을 크게 단축하는 것은 물론 매출 증가로 수젠텍의 수익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
28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수젠텍에서 개발하고 있는 진단키트의 상용화에 시선이 몰린다.
수젠텍은 한국생명공학연구에서 체외진단 제품을 개발하던 손 대표와 LG생명과학(현재 LG화학) 바이오텍 연구소에서 진단분야를 담당하던 연구원들이 2011년에 세운 바이오 체외진단회사다.
지난해 5월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고 시가총액은 28일 기준으로 900억 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손 대표가 개발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진단키트의 장점은 현장에서 즉각 감염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분자진단방식’과 ‘면역진단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분자진단방식은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 판정에 사용되는 방식이다. 유전자 증폭을 통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데 대략 6시간가량이 필요하다.
이와 달리 수젠텍의 진단키트는 면역진단방식이다. 체액에서 항체가 생겼는지를 확인해 감염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에 10분에서 20분 정도면 확진자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무증상 감염환자도 항체 형성 여부를 확인해 증상이 발현되기 전에 걸러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손 대표는 중국 10대 헬스케어회사로 꼽히는 휴먼웰 헬스케어그룹의 자회사 휴먼웰바이오셀바이오텍과 손잡고 진단키트의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다.
손 대표가 휴먼웰바이오셀바이오텍을 파트너사로 선택한 이유는 본사가 코로나19의 발생지 중국 우한에 위치하고 있어 임상검체를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스 등이 유행할 당시에도 진단키트나 백신 개발에 필요한 임상검체의 확보가 어려워 개발이 지연된 사례가 있다.
수젠텍은 시약과 키트의 개발을 담당하고 휴먼웰바이오셀바이오텍은 중국에서 임상을 진행해 생산과 판매를 맡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손 대표는 “현재 진단키트 개발에서 문제점은 양성검체 없이 개발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휴먼웰바이오셀바이오텍이 임상검체를 신속히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회사보다 빨리 진단키트 개발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젠텍이 성공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진단키트의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실적 개선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젠텍은 2014년부터 영업손실을 계속 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개별기준으로 매출 38억 원을 냈지만 영업손실 68억 원, 순손실 88억 원을 봤다.
다만 현재 질병관리본부가 분자진단방식만 긴급사용승인을 낸 상태이기 때문에 수젠텍이 진단키트를 국내에 출시하기 위해서는 질병관리본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수젠텍 관계자는 “코로나19 발생 초기에는 환자 수가 적어 분자진단방식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분자진단으로 검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조만간 면역진단방식도 긴급 사용승인이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