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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그룹, 1조 자금력으로 대한항공 적대적 인수 비수 감추고 있나

조장우 기자 jjw@businesspost.co.kr 2020-02-25 14: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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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그룹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와 손잡은 것을 토대로 항공업 진출을 향한 큰 그림을 준비할까?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반도그룹이 장기적으로 한진칼의 최대주주가 되려는 시도를 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반도그룹, 1조 자금력으로 대한항공 적대적 인수 비수 감추고 있나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권홍사 반도그룹 회장.

풍부한 현금 동원력을 바탕으로 장기적으로 KCGI의 지분을 사들여 한진그룹 인수합병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강성부 KCGI 대표는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년 정도의 기간 후에 한진그룹에 투자한 자금회수를 진행할 것이라며 투기자본이 아님을 부각했으나 상황에 따라서는 조기에 매도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강성부 대표는 “KCGI는 투기자본이 아닌 장기펀드로서 한진그룹에서 단기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계획이 없다”면서도 “다만 펀드이기 때문에 조기매각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KCGI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17.29%로 최근 주가 기준으로 지분가치를 환산하면 5240억 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반도그룹은 2020년 2월 기준으로 한진칼 지분을 13.3%을 쥐고 있는데 만약 KCGI의 지분까지 모두 인수하게 되면 30.59%에 이르게 된다.

한진칼 주요주주의 지분구성을 살펴볼 때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가 한진칼 지분을 22.45% 쥐고 있고 델타항공이 지분 11%를 들고 있어 반도그룹이 KCGI의 지분까지 인수하면 단일 주주로는 최대주주가 되는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향후 반도그룹이 계열사를 통해 약 1조 원의 자금을 동원할 수 있를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는 현재 KCGI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인수하고도 5천억 원 정도의 자금여력이 남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반도그룹이 최근 적극적으로 한진칼 지분을 매입하고 있는 것을 보면 단기차익을 노리고 진입했다고 보기에는 부자연스러운 측면이 있다”며 “부채비율 100%를 가정할 때 반도그룹은 계열사를 통해 1조원 정도의 자금을 어렵지 않게 동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그룹은 탄탄한 자금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반도그룹은 건설전문 기업집단으로 핵심 계열사인 반도건설은 2019년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토목·건축 시공능력평가에서 13위(평가액 2조5928억 원)에 올라 있다. 

반도건설은 2008년 물적 분할로 지주회사 반도홀딩스를 만들었고 권홍사 반도그룹 회장이 반도홀딩스를 지배하고 있다.

반도홀딩스는 주력계열사인 반도건설과 반도종합건설을 지배하는 구조를 지니고 있으며 그 밑으로 시행사들을 거느리고 있다.

반도그룹의 지주회사인 반도홀딩스의 현금성 자산은 2018년 말 기준으로 1719억 원으로 분양미수금 등을 합하게 되면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이 8천억 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파악된다.

반도그룹이 앞서 증권업계에서 제시한 1조 원의 가용자금을 모두 동원해 약 1조5천억 원을 투입하면 한진그룹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항공업계와 증권업계에서는 반도그룹이 한진칼 지분을 꾸준히 늘려가는 배경을 두고 중장기적으로 항공업 진출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시선을 내보이는 것이다.

또한 반도그룹이 최근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따라 사업 다각화를 모색해고 있다는 점도 이런 시선에 힘을 싣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반도그룹이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따라 사업 다각화를 모색해야 하는 환경을 맞닥뜨리고 있어 항공업으로 눈을 돌린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게다가 최근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투입한 자금보다 적은 가격을 들여 항공업에 진출할 있게 되는 것이라는 점도 한진칼 지분 매입의 배경으로 꼽힌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그룹으로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투입한 2조4천억 원보다 낮은 가격을 들여 항공물류업에 진출할 수 있다는 셈법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한진칼 지분을 꾸준히 확대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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