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매각이 여전히 안갯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홈플러스 모회사인 영국 테스코가 원화가치의 하락으로 매각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자 매각시기와 방식을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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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브 루이스 테스코 CEO. |
27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인수전에 뛰어든 MBK파트너스와 칼라일그룹,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컨소시엄 등 3개 사모펀드는 모두 7조 원대 초반의 인수가격을 써냈다.
이는 테스코가 제시한 최저가격인 6조7천억 원을 훌쩍 넘긴 액수다. 국내 유통업계가 평가하는 적정 인수가인 5조 원을 훨씬 웃돈다.
문제는 원화가치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화 7조 원을 27일 기준으로 영국 파운드화로 환산하면 38억 파운드가 된다. 이는 칼라일그룹이 5월 테스코에 제시한 40억 파운드(당시 6조5천억 원)보다 낮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원화가치가 계속 하락할 경우 테스코가 매각을 늦추거나 매각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테스코로서는 5월에 최상의 매각시기를 놓친 상황에 놓인 것”이라고 말했다.
테스코는 홈플러스에서 1조 원의 배당을 받아가고 매각가를 6조 원 가량으로 낮추는 방식으로 세금 등을 아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말도 나돈다.
테스코가 홈플러스에 빌려준 1조5천억 원을 매각가에서 제외하면 실제 거래는 4조5천억 원대에서 이뤄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테스코 입장에서는 양도차익 세금을 낮출 수 있다.
테스코는 이르면 30일 홈플러스 본입찰 후 매각방향에 대한 발표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테스코가 사모펀드 3곳 가운데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수도 있지만 인수후보자들 간에 가격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면 다시 경쟁을 붙이는 경매호가 입찰(프로그레시브 딜)을 선택할 수도 있다.
테스코가 또 점포별 업종별로 분할매각도 동시에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테스코가 분할매각에 나설 경우 오리온뿐 아니라 신세계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농협 등이 참여할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