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0-02-21 15:3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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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양곤 에이치엘비 대표이사 회장이 새 뇌종양 치료제를 확보하며 기존의 단일 항암제에 의존하던 약점을 보완하는데 성공했다.
진 회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5년 내에 5개의 항암제를 출시해 에이치엘비를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 진양곤 에이치엘비 대표이사 회장.
21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에이치엘비가 차세대 면역항암제 개발기업인 ‘이뮤노믹테라퓨틱스’를 인수하며 ‘리보세라닙’ 단일 항암제만 보유하던 한계를 어느 정도 보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이치엘비는 현재 미국에서 위암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의 신약 허가신청(NDA)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진 회장은 올해 4월 리보세라닙의 신청 허가신청서를 제출해 2020년 4분기 최종 판매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리보세라닙이 판매허가를 받는다면 한국 제약바이오업계 최초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항암신약이 탄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항암제 1개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진 회장은 그동안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했고 결국 미국 바이오기업을 인수하는 결정을 내렸다.
진 회장은 19일 유튜브를 통해 “이뮤노믹테라퓨틱스를 인수한 첫 번째 목적은 리보세라닙의 후속타로서 확실한 성과가 가시권 내에 있는 우수한 신약 후보물질의 확보”라며 “이번 인수로 단일 신약이라는 한계를 뛰어넘게 됐고 항암제 전문인력의 합류로 신약 후보물질들의 시너지도 발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뮤노믹테라퓨틱스가 보유한 7개의 신약 후보물질 가운데 가장 빨리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교모세포종 치료제다.
교모세포종은 뇌종양의 일종으로 전체 뇌종양의 15%를 차지하는데 환자의 재발율이 높고 생존률은 낮다는 특징이 있다. 1차 표준요법으로 외과적 수술과 약물 치료 및 방사선 치료를 받아도 1년 이내에 재발한다. 이후 적극적 치료를 하더라도 5년 생존률이 3% 미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뮤노믹테라퓨틱스는 현재 교모세포종 치료후보물질 ‘ITI-1000’의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 진행률은 이미 80%를 넘어섰고 이르면 올해 안에 임상2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진 회장은 ITI-1000의 임상2상 결과가 나오면 기술이전도 적극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또 상용화를 앞둔 새로운 항암제도 도입해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5년 안에 5개의 항암제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 윌리엄 헐 이뮤노믹테라퓨틱스 대표이사.
진 회장은 “이뮤노믹테라퓨틱스가 받는 수수료(로열티)수익과 올해 안에 결과가 기대되는 뇌종양 치료제가 에이치엘비의 가치와 위상을 크게 높이게 될 것”이라며 “현재 가시권에 있는 신약 후보물질의 상업화가 조기에 실현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큰 기대를 하는 것은 섣부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선 글로벌 교모세포종 치료제시장 규모는 7천억 원 정도로 추정되는데 이는 다른 항암제와 비교하면 작은 편이다.
게다가 최근 글로벌제약사 로슈의 ‘아바스틴’이 재발성 교모세포종에 관한 표준치료제로 판매승인을 받는 등 경쟁제품이 이미 나와 있다.
다만 진 회장은 ITI-1000의 적응증을 교모세포종 이외의 암으로 확장하면 신약가치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교모세포종 치료 후보물질의 적응증을 피부암, 간암, 위암 등 7가지 적응증으로 확대하기 위해 임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