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생명보험 업계에 따르면 보험업황 악화로 대형 생명보험사들의 순이익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NH농협생명은 흑자전환에 성공해 홍재은 사장의 체질 개선작업이 성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NH농협생명은 2019년 순이익 401억 원을 내며 2018년 순손실 1141억 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도 2018년 791억 영업적자에서 2019년 영업이익 1353억 원을 냈다.
반면 자산기준 생명보험업계 1, 2위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순이익이 각각 39.3%, 87.1% 줄었다.
NH농협생명의 흑자전환은 홍재은 사장이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 등 포트폴리오 개선에 힘쓴 데 따른 성과로 보인다.
NH농협생명 관계자는 “주식형 자산에서 수익이 발생하고 치매보험 등 보장성보험의 판매가 늘어나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줬다”며 “보장성보험 판매 위주의 영업을 이어나가는 동시에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수익성 구조 확대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NH농협생명은 2018년 적자를 냈을 때 그 원인을 한국과 미국의 금리역전에 따른 외화자산의 환헤지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새 회계기준 도입을 대비해 저축성보험을 줄이고 보장성보험으로 전환하는 과정이라고 바라봤다. 이는 과도기적 현상인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체질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홍 사장은 지난해 NH농협생명의 흑자전환 성공으로 체질 개선의 성과를 확인했다. 하지만 농협금융지주 계열사로서 농업지원사업비를 부담하고 있어 새 국제보험회계기준 도입을 대비해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부담은 계속 안고 있다.
농업지원사업비는 농협법에 따라 농협의 고유목적사업인 농업·농촌 지원을 위해 지주회사를 제외한 자회사가 농협중앙회에 해마다 납부하는 분담금이다.
농업지원사업비는 매출(보험사는 영업수익)에 따라 결정된다. 최근 3개년 평균 매출액을 기준으로 10조 원을 초과한 계열사는 매출액의 최대 2.5%, 매출액 3조 원 초과 10조 원 이하는 최대 1.5%, 매출액 3조 원 이하 계열사는 0.3% 등으로 책정돼 있다.
NH농협생명은 2017년 11조8643억 원, 2018년 10조3089억 원, 2019년 9조6380억 원의 영업수익을 내 NH농협은행과 함께 최고 요율의 농업지원사업비를 적용받고 있다.
2019년 기준 NH농협은행은 2997억 원, NH농협생명은 761억 원, NH투자증권은 258억 원을 농업지원사업비로 냈다.
반면 농업지원사업비 차감 전 순이익은 NH농협은행 1조7344억 원, NH투자증권 4942억 원, NH농협생명 952억 원 순으로 집계됐다.
NH농협은행은 농업비지원사업비 차감 전 순이익의 17.3%를, NH투자증권은 5.2%를 지원사업비로 납부했지만 NH농협생명은 79.9%를 납부한 셈이다.
농업지원사업비가 매출에 따라 산정되다보니 분담금과 순이익이 비례하지 않아 순이익에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많은 금액을 내고 있어 NH농협생명의 자본안전성에 부담을 주고 있다.
농업지원사업비 금액 산정은 농협중앙회와의 협의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홍 사장이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다.
다만 새 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자본확충의 필요성을 알리며 중앙회를 설득한다면 다른 계열사보다 과도하게 적용되고 있는 비율을 낮출 여지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
농협중앙회는 농업지원사업비가 농협의 설립목적에 맞게 운영되고 있다는 태도를 보인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각 계열사와 협의를 통해 농업사업지원비 납부를 진행하고 있으며 재무적 리스크를 포함해 산정 기준을 해마다 정하고 있다”며 “각 계열사들이 부담할 수 있는 수준 안에서 농업지원사업비 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