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C |
한국에서 음악 소리가 끊겼다. 방송가와 공연가에서 음악 소리를 듣기 힘들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애도 분위기는 당연하지만 음악만이 할 수 있는 위로의 방법까지 차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양문화재단은 지난 25일 음악페스티벌 ‘뷰티풀민트라이프(뷰민라) 2014’를 공연 하루 전에 취소했다. 뷰민라는 고양아람누리에서 26~27일, 5월3~4일에 걸쳐 치러질 예정이었다.
고양문화재단은 행사를 하루 앞두고 주최 측인 민트페이퍼에 취소 통보를 했다. 민트페이퍼가 받은 공문에 “공공기관으로서 재단은 진도 여객선 침몰사고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의 슬픔을 뒤로 한 채 어떤 형태로든 정상진행에 협조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재단은 애초 야외에서 진행하기로 예정한 행사를 실내로 바꾸고 축소해 치르거나 연기하는 등 주최 측과 협의했으나 불발됐다. 담당자인 이종현 프로듀서는 행사를 취소하지 않는 것에 대해 “음악과 공연이라는 것의 본질이 경우에 따라서 누군가를 위로하고 정화하고 희망을 줄 수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그 어떤 문화보다도 가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뷰티풀민트라이프는 2010년부터 매년 봄 열리는 음악페스티벌로 올해 5주년을 맞아 2주 연속으로 개최 예정이었다. 세 곳의 무대에서 전체 59개 팀의 공연이 계획돼 있었다. 수백 명에 달하는 참가자들을 비롯해 대중음악 관계자들은 갑작스러운 행사 취소 통보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가수 김C는 26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를 비판했다. “살면서 단 한번이라도 음악으로 위로받아본 적 없는 이들이 있다면 인생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음악은 흥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심지어 작두 타는 점쟁이에게 음악이 없다면 작두타기는 불가능하단 얘기도 들었다. 즐거움뿐 아니라 위로가 필요할 때도 음악은...”
김C는 “공연을 하고 안 하고는 정치가들의 판단 대상이 아니다”라고도 지적했다. 이번 취소 배경에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공격이 자리 잡고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백성운 고양시장 예비후보는 25일 성명서를 내 “고양시와 문화재단은 세월호 통곡 속에서 맥주를 마시며 온 몸을 들썩거리게 하는 음악페스티벌과 관련해 100만 고양시민들께 정중히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22일 백 예비후보는 세월호 참사 후 총동문회 행사장에 참석해 막걸리를 마시며 명함을 돌리는 등 선거운동을 벌여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 기타리스트 제프 벡은 27일 내한공연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해 애도의 뜻을 표했다. |
TV에서도 음악 방송은 세월호 참사 이후 자취를 감췄다. 지난주 MBC 일부 예능이 정상화됐지만 지상파 3사 음악방송인 MBC ‘쇼!음악중심’, KBS ‘뮤직뱅크’, SBS ‘인기가요’는 2주 연속 결방됐다. 이번 주 대부분의 예능 프로그램은 정상 편성됐지만 KBS의 뮤직뱅크와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편성되지 않았다. MBC ‘쇼!음악중심’과 SBS ‘인기가요’는 편성됐지만 결방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여진다.
모든 음악 공연이 취소된 것은 아니다. 27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는 기타리스트 제프 벡의 두 번째 내한공연이 열렸다. 제프 벡은 검은 옷에 노란 리본을 달고 나와 “비극적인 참사로 인한 많은 희생자의 명복을 빈다”며 “내 음악이 조금이나마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환 음악평론가는 “제프 벡의 연주는 공허함과 분노로 지쳐가는 한국인들을 진심으로 위로했다”며 “음악만이 줄 수 있는 진정한 위로였다”고 평했다. 제프 벡은 세계 3대 기타리스트이자 ‘기타의 전설’로 추앙받는 거장이다.
<저작권자(c) 비즈니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김디모데 기자의 다른기사보기경총회장 손경식, 이재명 만나 "반도체 보조금, 주52시간 규제 완화 입법 검토해달라" |
국민의힘 한지아도 탄핵 찬성 의사, 윤석열 탄핵 가결까지 '1표'만 남아 |
민주당 전현희 "윤석열 대국민 담화는 대국민 거짓말이자 선전포고" |
[12일 오!정말] 정성호 "국정안정을 위해서 한덕수 탄핵은 바람직하지 않아" |
'밥캣 합병무산'에 성장성 애매해진 두산로보틱스, 류정훈 AI·로봇 기업 M&A 속도낸다 |
온코크로스 'IPO 몸값' 낮춰 흥행몰이는 성공, 김이랑 AI 신약 플랫폼에 집중 |
민주당 "탄핵반대에 적극적으로 나선 권성동, 협상 상대로 인정 못해" |
삼성전자 17~19일 글로벌 전략회의, 한종희·전영현 주관 |
'코인열풍' 타고 또 다시 블록체인 게임 도전하는 장현국, 위믹스 조작 불신이 최대 걸림돌 |
효성티앤씨, 효성화학 특수가스 9200억에 인수 결정 "대금, 매출채권 활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