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자동차부품 확보 차질에도 불구하고 ‘팰리세이드’와 ‘GV80’의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는데 온힘을 쏟고 있다.
두 차종 모두 현대차와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를 대표하는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로 대기고객만 수만 명 된다는 점에서 브랜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의지로 보인다.
현대차는 11일 오전부터 제네시스 GV80과 팰리세이드가 생산되는 울산 2공장의 가동을 재개했다.
현대차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자동차의 신경에 해당하는 핵심부품 와이어링하니스의 납품이 끊기자 7일부터 울산에 있는 5개 공장 모두를 멈췄는데 이 가운데 2공장의 생산라인부터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울산 4공장 1라인은 12일부터, 울산 1공장과 울산 4공장 2라인, 울산 5공장의 2라인은 13일부터 가동이 재개된다. 울산 3공장은 14일부터 다시 돌아가며 울산 5공장 1라인은 17일부터 정상 가동된다.
제네시스 GV80과 팰리세이드, 싼타페, 투싼 등 현대차의 핵심 차량들이 울산 2공장에서 생산된다는 점을 고려해 이곳부터 가동을 시작한 것으로 여겨진다.
팰리세이드와 싼타페, 투싼은 2019년 기준으로 17만5천 대 넘게 팔렸다. 이 차량은 현대차의 레저용차량(RV) 라인업에서 차지하는 판매비중이 73%가 넘는다. 2공장이 현대차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보여주는 수치다.
특히 팰리세이드는 2018년 12월 출시 이후 1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도 백오더(주문대기물량)가 수만 대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도 차량의 출고지연이 심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제네시스 GV80도 마찬가지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GV80을 1월 중순에 출시했는데 약 보름 만에 계약접수 2만 대를 넘은 것으로 알려진다. 올해 판매목표로 2만4천 대를 잡았는데 사전계약만으로 이를 거의 달성한 것이다.
하지만 제네시스 GV80의 월별 생산 가능대수는 현재 약 2천 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4월에 생산량을 월별 4천 대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지만 미국 수출일정 등을 감안할 때 GV80도 팰리세이드와 같은 출고지연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가 울산2공장 가동중단이 길어져 출고가 더 늦어지면 주력 차종에 대한 수요 예측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할 수도 있다.
정 수석부회장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부품 확보에 차질을 빚은 뒤 “팰리세이드와 GV80의 생산 차질은 최소화하도록 하라”고 지시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여겨진다.
팰리세이드와 GV80이 모두 현대차와 제네시스 SUV 라인업을 대표하는 차량이라는 점에서 2공장 우선 가동이 고객 이탈과 그에 따른 이미지 훼손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현대차는 부품 확보 차질로 울산 공장 가동을 차례대로 중단했는데 울산 2공장만큼은 6일까지 정상가동했다. 다른 공장이 4일부터 중단에 들어갔던 것과 비교해 이틀이나 더 공장을 돌린 것이다.
현대차 생산공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울산 2공장 1라인에서는 GV80이 하루에 110대씩 생산되고 있다. 일부 라인에서 여전히 공피치(라인에 차체를 올리지 않는 것)로 돌리고 있지만 적어도 공장 가동중단 이전 수준의 생산량은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팰리세이드는 울산 2공장 2라인에서 현재 하루 216대씩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