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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Who] 황교안 종로 출마, 한국당 공천에서 중진들 떨게 하다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20-02-07 17: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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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6608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황교안</a> 종로 출마, 한국당 공천에서 중진들 떨게 하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종로구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장고 끝에 총선에서 ‘종로 출마’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당대표의 험지 출마를 명분으로 당내 공천갈등을 무마하고 총선 뒤 대선주자로서 행보에도 힘을 실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7일 황 대표는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종로는 문재인 정권 심판을 위한 기회의 땅”이라며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종로는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선후보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이미 출마를 선언한 곳이다. 여당과 야당 유력 대선주자의 총선 지역구 맞대결이 성사되며 종로는 이번 총선의 최대의 격전지로 떠올랐다.

황 대표가 직접 험지 출마를 결정한 데에는 당내 공천 갈등을 가라앉히고 공천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자유한국당 내에서는 총선 공천을 두고 불만이 불거지고 있다. 불만의 주요 이유는 황 대표가 종로 출마를 회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다른 의원들에게 험지 출마나 공천배제(컷오프)를 강요한다는 점이 꼽힌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현직 대표는 꽃신 신겨 양지로 보내고, 전직 대표는 짚신 신겨 컷오프 하고 사지로 보낸다면 그 공천이 정당한 공천인가”라며 황 대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황 대표가 결국 종로 출마를 결단한 만큼 '중진의원의 험지 출마'와 '물갈이'를 내건 자유한국당의 공천 작업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형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은 황 대표가 종로 출마를 선언하자 발표문을 통해 “피 끓는 당원과 나라를 사랑하는 전 국민에게 불신의 벽을 허물고 새로운 희망을 제시했다”며 “공천관리위는 곧 추가 공모, 중량급 인사들의 전략배치 등 필요한 후속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보수당과 보수야권 통합 논의에서도 자유한국당의 협상력이 커지며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

보수야권 통합논의는 황 대표가 종로출마를 주저하면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시선이 있었다. 당 대표가 당내 의원들에게 희생을 강요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서 다른 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할 동력도 얻지 못했다는 얘기다.

황 대표는 종로 출마를 선언한 뒤 기자회견에서 보수통합 협상이 종로 출마 결정을 미뤄지게 한 것인지 묻는 질문에 “제가 어떤 행보를 하는 것이 보수통합에 도움이 될 수 있겠나 하는 고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런 점들을 고려해 이제는 나서야 할 때라고 판단한 시간에 여러분들께 종로 출마를 보고 드리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황 대표가 설사 패배하더라도 솔선수범했다는 명분을 바탕으로 총선 뒤 대선주자로서 당내 입지를 굳힐 것으로 기대해 종로 출마를 선택한 것이라는 정치권의 분석도 나온다.

직접 험지 출마를 통해 높아진 당내 발언권을 바탕으로 공천 과정에서 목소리를 높여 '친황계' 의원을 최대한 21대 국회에 많이 입성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황 대표와 공천관리위는 국민공천배심원단 등을 놓고 이미 신경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천관리위 위원 사이에서 황 대표가 당의 영향력에 따라 선정한 인사로 구성된 국민공천배심원단을 통해 공천관리위를 무력화해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으로 바라보는 목소리가 있었다.

다만 황 대표가 총선에서 패배한다면 당내 영향력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황 대표가 당대표이기는 하지만 한 번도 국회의원을 지내본 적이 없는 정치 초년병이라 당내에서나 지역적으로나 지지기반이 미약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총선이 끝나면 다음 대선은 2년 남짓 밖에 남지 않아 황 대표가 패배로 입은 정치적 타격을 회복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황 대표가 험지 출마를 공언한 이후 종로 출마를 발표하기까지 한 달가량을 끌었다는 점이 정치적 지도력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7일 아침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황 대표가 지금 종로에 나간다 해도 굉장히 좀 떠밀려서 나가는 모양새가 돼 버렸다”고 말했다.

물론 황 대표가 이 전 총리와 맞대결에서 승리한다면 이 전 총리를 제치고 유력 대선주자로 우뚝 설 수 있다.

하지만 황 대표의 승리는 녹록치 않아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전 총리는 황 대표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반 년 넘게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황 대표는 종로 출마 선언 뒤 기자회견에서 '여론조사 결과 이 전 총리에게 밀리고 있는데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라는 물음에 “종로 선거에서 이기려고 하는 상대방은 문재인 정권”이라며 “어느 지역구에서 승패가 어떻다 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을 수 있다”고 대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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