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연속성과 안정적 경영을 바탕으로 중장기 경영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본다." BNK금융지주 이사회가 6일
김지완 대표이사 회장의 연임을 결정하면 내놓은 기대다.
김 회장이 BNK금융그룹에 큰 변화를 주도하기보다 지난 임기 동안 추진했던 경영전략을 유지해 좋은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보인 셈이다.
BNK금융지주는 김 회장이 취임한 이래로 2019년까지 연간 순이익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며 은행계열사에 편중되어 있던 수익구조도 점차 다변화되는 흐름을 보였다.
7일 BNK금융에 따르면 2020년에도 비은행계열사 성장과 비이자이익 확대를 목표로 두는 성장전략이 중점적으로 추진된다.
3월 주주총회 뒤 시작되는 김 회장의 두 번째 임기에는 그룹 차원 조직개편과 같은 큰 변화가 이뤄지기보다 기존 사업조직의 안정화에 방점이 찍힐 공산이 크다.
김 회장이 첫 임기부터 추진했던 경영전략이 BNK금융그룹 성장에 효과적으로 기여하고 있어 변화를 시도할 이유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2017년에 첫 임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BNK금융그룹 전반에 계열사 협업조직을 도입해 투자금융(IB)과 자산관리 등 분야를 강화하는 대규모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비은행 계열사인 BNK투자증권에 2천억 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공격적 투자도 이뤄졌다.
이런 노력이 반영돼 2019년 BNK금융그룹 전체 비이자수익은 2018년보다 88% 늘었고 전체 영업이익에서 비이자수익이 차지하는 비중도 13%로 1년만에 약 5%포인트 상승했다.
김 회장은 BNK부산은행, BNK경남은행 등 은행계열사의 비이자수익과 BNK캐피탈, BNK투자증권 등 비은행계열사가 본격적 성장세를 탄 만큼 기존 사업체계를 가능한 안정적으로 유지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기조는 BNK금융지주 자회사가 앞두고 있는 경영진 선임에도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BNK금융그룹에서 빈대인 부산은행장과
황윤철 경남은행장, 성명환 BNK저축은행장 등 모두 7명의 계열사 대표이사가 3월로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김 회장이 첫 임기와 같이 BNK금융그룹에 큰 폭의 쇄신과 변화를 추진한다면 이런 흐름에 맞춰 계열사 사장단도 대거 바뀌는 세대교체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하지만 BNK금융지주 이사회가 조직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강조했고 기존 경영진 체제에서 이뤄낸 성과도 충분히 좋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영진이 유임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BNK금융지주는 김 회장의 연임 결정 뒤 “임기가 만료되는 계열사 대표이사는 3월 주주총회에서 일괄적으로 ‘원샷인사’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을 포함한 주요 계열사 사장단 임기가 상대적으로 짧았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BNK금융지주는 성세환 전 회장을 포함한 경영진이 주가조작 등 혐의로 기소돼 물러나게 되면서 기존 경영진의 임기가 마무리되기 전에 김 회장을 포함한 새 경영진을 선임했다.
김 회장과 빈대인 부산은행장은 아직 2년 반,
황윤철 경남은행장은 2년 정도의 임기밖에 보내지 않았고 BNK저축은행과 BNK캐피탈 대표이사도 일반적으로 보장되는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결국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BNK금융 주요 계열사 사장단도 김 회장과 함께 연임하며 그룹 차원의 협업체제 강화와 비은행 계열사 지원 등 추진과제에계속 손발을 맞춰나갈 가능성이 높다.
BNK금융지주 관계자에 따르면 김 회장도 회장 취임 때부터 함께 일해온 계열사 대표이사들에 전반적으로 높은 신임을 보이고 있다.
김 회장은 BNK금융지주 대표에 오른 뒤 국내 금융지주회사 최초로 회장 연임을 1회로 제한하는 규정을 도입했다. 두 번째 임기가 곧 마지막 임기가 되는 셈이다.
BNK금융그룹의 계열사 대표 선임은 결국 다음 회장 승계구도를 예측할 단서가 될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