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정찬 네이처셀 회장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내 퇴행성관절염 줄기세포 치료제 ‘조인트스템’ 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네이처셀은 최근 수익성과 재무구조도 모두 안정화되고 있어 조인트스템 개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제거된 것으로 분석된다.
7일 라 회장이 주가를 조작한 혐의와 관련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네이처셀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라 회장이 검찰로부터 기소된 죄목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이었다. 라 회장은 과장된 정보를 이용해 네이처셀 주가를 조작해 235억 원의 이득을 얻었다는 혐의를 받았다.
하지만 1심 재판부가 ‘증거 부족’을 이유로 라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네이처셀에 가장 불안요소로 작용했던 ‘오너 리스크’는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파악된다.
라 회장은 이제 조인트스템 개발에 매달려 투자자들의 신뢰를 완전히 되찾는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라 회장은 무죄 판결을 받은 뒤 “앞으로는 본의 아니게 의심받는 일이 없도록 성실하고 겸손하게 줄기세포를 연구할 것”이라며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인트스템은 자가 줄기세포를 활용한 퇴행성관절염 치료제다. 인공관절 수술 없이 주사기를 이용해 바로 무릎에 약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수술에 비해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판매가 중지된 코오롱생명과학의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인보사’가 단백질이 주성분인 것과 달리 조인트스템은 줄기세포가 주성분이다.
조인트스템은 현재 국내에서 임상3상이 진행되고 있다. 라 회장은 올해 조인트스템의 국내 임상 3상을 마친 뒤 이르면 2021년 상반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판매허가를 신청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인트스템의 미국 임상3상을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조인트스템의 임상진행을 위한 자금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네이처셀은 지난해 9월 유상증자를 통해 386억 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당초 목표로 세웠던 600억 원의 64% 정도였지만 임상3상을 진행하기에 무리가 없을 만큼 유상증자가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라 회장은 유상증자로 조달한 386억 원 가운데 176억 원을 조인트스템의 미국 임상3상과 품목허가에 사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해마다 50억 원씩 투자한다.
네이처셀은 실적도 반등하는 추세에 있다.
▲ 라정찬 네이처셀 대표이사 회장이 7일 오전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네이처셀은 지난해 개별기준으로 매출 232억 원, 영업이익 19억 원을 냈다. 2018년보다 매출은 1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6% 증가했다. 2017년 영업손실 5억 원을 낸 뒤 2년 연속 흑자를 낸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8.3%로 사상 최고치다.
유상증자와 수익성 개선 효과로 재무구조도 안정화되고 있다.
2019년 말 기준 네이처셀의 자본금은 826억 원으로 2018년보다 약 395억 원 증가했고 부채비율은 11.8%로 2018년보다 10%포인트가량 감소했다.
다만 검찰이 라 회장의 재판 결과에 불복해 항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완전히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시선도 나온다.
네이처셀 관계자는 “이번 재판 결과로 라 회장의 무죄가 명백하게 입증됐다”며 “올해 안에 조인트스템의 미국 임상3상에 들어가는 등 검찰의 항소여부와 관련 없이 신약 성과를 위해 흔들림 없이 연구개발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