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종근당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해 매출 1조 원을 넘기며 막대한 신약 개발비용을 감당할 체력을 갖추는데 성공했다.
김 사장은 매출 1조 원대 다른 제약사들과 마찬가지로 기술이전 등을 추진하며 연구개발에서 성과를 내는데 전력투구할 계획을 세웠다.
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이 매출 1조 원대 제약사로 도약하면서 김 사장이 추진하는 신약 연구개발 투자가 어떻게 진행될지 시선이 모인다.
종근당은 지난해 매출 1조786억 원을 내며 1조 원의 문턱을 넘어서는 데 성공했다.
매출 1조 원 달성은 막대한 신약 연구개발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기초체력을 갖췄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약업계에서는 다국적제약사와 세계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한 매출 규모를 최소 1조 원으로 보고 있다.
김 사장은 도입신약 판매만으로는 제약사의 미래가 없다고 보고 매년 매출의 10%가 넘는 약 1천억 원을 연구개발에 꾸준히 투자해왔다. 지난해에도 매출의 13%에 해당하는 1300억 원이 연구개발비용으로 사용됐다.
그 결과 기존 도입신약과 함께 자체 개발한 고혈압 치료제 ‘텔미누보’와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로우’ 등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며 매출 1조 원 달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사장은 올해도 신약 연구개발에 더 많은 투자를 진행하며 연구성과를 내는 데 힘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종근당은 현재 화학합성, 바이오, 천연물 등 24건의 신약 연구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8건 정도의 연구과제가 현재 임상3상을 마쳤거나 한창 진행 중이다.
종근당의 신약 연구과제는 다른 매출 1조 원대 제약사인 한미약품과 유한양행이 각각 34건과 14건의 연구과제를 진행하는 것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종근당의 신약 개발은 아직 기술이전 성과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한미약품과 유한양행이 신약 연구과제를 진행하며 각각 10건과 4건의 기술이전을 이끌어낸데 비하면 출발이 늦었다.
김 사장은 이제 매출 1조 원 달성으로 신약 연구개발의 추진력을 얻은 만큼 신약 연구과제의 기술이전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며 몸집 불리기에 나설 계획을 세워뒀다.
김 사장은 1월 미국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도 참석해 다국적 제약사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했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참가가 중요한 이유는 이 행사를 통해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기술이전이 가시화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제약업계는 현재 종근당의 신약 후보물질 가운데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CKD-506’이 기술이전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CKD-506은 염증을 감소시키고 면역억제 T세포의 기능을 강화해 면역성을 유지해 주는 물질이다. 현재 유럽 5개국에서 임상2a상을 진행하고 있다.
김 사장은 CKD-506이 면역성을 유지하는 효과를 지니고 있어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뿐 아니라 여러 자가면역질환으로 치료범위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CKD-506의 임상결과는 6월 유럽 류마티스학회에서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긍정적 결과가 나온다면 다국적 제약사들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종근당 관계자는 “기술이전과 관련된 사항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판단할 문제”라면서도 "신약 개발에 더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