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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명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가운데)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대법원 확정판결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
한명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대법원 상고심에서 징역 2년 형과 추징금 8억8천만 원을 선고받았다.
한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했으며 조만간 서울구치소에 구속수감된다.
여당은 "사필귀정"이라며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 반면 야당은 부당한 야당탄압이라고 규탄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대법정에서 한 의원에 대한 선고공판을 열어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를 확정했다.
대법관 8명은 유죄, 5명은 일부 무죄의견을 냈다. 이로써 한 의원은 원심과 같은 징역 2년과 추징금 8억8천만 원을 확정받았다.
한 의원은 헌정 사상 총리 출신 가운데 처음으로 실형을 선고받게 됐다.
한 의원은 이날 배포한 입장발표문을 통해 “대법원 판결을 따르겠다”면서도 “양심의 법정에서 저는 무죄”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한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비탄에 가신 이후 지난 6년 동안, 검찰의 표적 기획수사와 정치적 기소로 죄없는 피고인으로 살아야만 했다”면서 “역사는 2015년 8월20일을 결백한 사람에게 유죄를 선고한 날로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의원은 “70평생 당당하고 떳떳하게 살아왔다”며 “비록 지금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저는 진실이 승리하는 역사를 믿는다”고 강조했다.
한 의원은 2007년 3월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3차례에 걸쳐 9억 여원을 받은 혐의로 2010년 7월 불구속 기소됐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2013년 9월 2심 재판부는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한 의원은 그 뒤 5년 1개월 만에 유죄가 확정되며 19대 국회의원직을 잃게 됐다. 한 의원은 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돼 임기 4년 가운데 3년을 마친 상태다.
한 의원은 2년 수감생활을 마치고 10년 동안 정치활동이 금지돼 사실상 정치생명을 마감해야 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한 의원은 올해 71세이며 83세가 돼야 복권이 가능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부당한 야당 탄압이라며 규탄했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판결 직후 “이번 사건은 돈을 준 사람도 없고 돈을 받은 사람도 없다”면서 “사법부만큼은 정의와 인권을 지켜주는 마지막 보루가 돼주길 기대했지만 그 기대가 무너져 참으로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문 대표는 “검찰에 이어 법원까지 정치화했다는 우려를 금할 길이 없다”며 “사법의 민주화와 정치적 중립성, 그리고 사법의 독립을 확보해 나가는 정치적 노력과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은혜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명숙 전 총리, 권은희 의원 등 많은 야당인사들이 공안정국의 서슬 퍼런 칼바람 앞에 서있다”며 “두고두고 부끄러운 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지원 의원은 확정판결이 난 뒤 트위터에 “아하 한명숙 새정치민주연합이여”라고 탄식하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새누리당은 “사필귀정”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이날 판결 직후 현안 브리핑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재판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의원은 여성운동가 출신으로 2000년 민주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했다. 김대중 정부시절 초대 여성부 장관을 지냈으며 노무현 정부에서 사상 첫 여성총리가 됐다.
한 의원은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해 선전했으나 당시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에게 아깝게 패배했다. 그 뒤 2012년 1월 민주당 대표로 당선돼 19대 총선을 진두지휘했으나 총선 직후 책임론에 휩싸여 89일 만에 물러났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