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올해 총선 전주시병 선거구에서 5선 고지를 장담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민주당 후보로 나설
김성주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의 도전이 거세다.
3일 정치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정 대표가 전주시병 지역구를 지키는 데 과거 어떤 총선 때보다도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 대표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는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전주고와 서울대 국사학과 11년 후배인
김성주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꼽힌다.
전주시덕진구(현재 전주시병) 지역구에서 19대 의원을 지낸 김 전 이사장은 20대 총선에서 정 대표와 맞붙어 989표 차이로 아깝게 패배했다.
김 전 이사장은 1월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사임한 뒤 일찌감치 민주당 전주시병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설욕전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까지 지역의 민심은 김 전 이사장에게 좀 더 기울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1월17일부터 1월18일까지 이틀 동안 실시한 전주병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김성주 전 이사장의 지지율은 46.8%로 30.5%인
정동영 대표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 이사장이 정 대표와 맞대결에서 우세를 보이는 것은 호남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높은 지지를 받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1월 5주차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주간 집계)에 따르면 호남에서는 긍정평가가 72.2%로 전국 평균인 45.0%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도 민주당은 호남에서 60.1%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반면 정 대표의 소속정당인 평화당은 호남에서 정당 지지도 4.0%에 머물며 2위인 자유한국당(11.0%)과도 격차를 보였다.
김 전 이사장은 ‘전북의 친구
문재인, 전북의 맏형 정세균, 전북의 미래
김성주’라는 구호를 내걸며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높은 지지세를 끌어오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본격적으로 선거전에 돌입하면 정 대표의 거센 반격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로서는 평소 전주시병 지역구를 '정치적 모태'라고 말해 온 만큼 올해 총선에서 밀리면 정치적 생명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평화당은 김 전 이사장의 출마설이 불거지던 지난해 12월부터 김 전 이사장에게 날선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평화당은 성명을 통해 김 전 이사장을 향해 "재임 중에 국민연금공단의 고유업무 외에 옛 지역구를 챙기는 행보로 빈축을 샀다"고 비판했다.
이는 2019년 10월 국민연금공단 직원들이 전주의 한 노인정에 1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김 이사장의 이름이 언급된 일을 말한다.
이와 관련해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김 이사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해 본격 선거전이 벌어지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정 대표는 2007년 대선과 2008년 18대 총선(서울 동작을)에서 잇달아 낙선한 뒤 정계은퇴를 선언했지만 2009년 전주시덕진구(현재 전주시병)에서 열린 보궐선거에 승리하며 정계에 복귀할 수 있었다.
이후 2012년 19대 총선 서울 강남을과 2015년 서울 관악을 재보선에서 잇달아 낙선한 뒤 다시 2016년 20대 총선에서 전주시병 지역구로 돌아와 당선하며 정치생명을 이었다.
정 대표는 1996년 15대 총선에서 전주시덕진구(현재 전주시병)에 출마해 당선한 뒤 이곳에서만 4선(15대·16대·18대·20대)을 했다.
정 대표는 이 곳에서 치룬 15대와 16대 총선에서 각각 9만 표 이상을 받아 전국 최다득표를 하기도 했다.
조원씨앤아이의 여론조사는 뉴스1 전북취재본부의 의뢰로 전라북도 전주병 선거구 거주 만19세 이상 유권자 8972명에게 통화를 시도해 503명의 응답을 받아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4.4%포인트다.
리얼미터의 문 대통령 국정수행지지도 여론조사는 YTN 의뢰로 1월28일부터 1월31일까지 나흘 동안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5만1174명에게 통화를 시도해 최종 2511명의 응답을 받아 이뤄졌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포인트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기타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s://www.nesd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