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중국 서비스업뿐 아니라 제조업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2일 해외경제포커스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전개 양상의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단기적으로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타격을 받겠으며 확산이 장기화하면 제조업 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03년 사스 발병 때와 중국 경제여건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당시 중국은 10%대 고성장을 이어가던 가운데 2003년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9.1%로 떨어졌다.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성장률이 2003년 1분기보다 2%포인트 하락했지만 산업생산과 수출 증가율이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면서 3분기에는 10.0%로 성장률을 회복했다.
한국은행은 사스 발병 때는 투자가 소비의 악화를 상쇄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바라봤다.
2003년 사스 발병 때는 중국의 투자 성장 기여도가 2002년 3.6%포인트에서 2003년 7.0%포인트로 높아졌지만 같은 기간 소비 성장 기여도는 5.1%포인트에서 3.6%포인트로 낮아졌다.
하지만 현재 중국경제는 디레버리징(부채 감축)정책과 세계교역 여건 악화로 투자가 소비 둔화를 상쇄할 여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가 사스보다 빠르다는 점도 경제 하락요인으로 꼽혔다.
사스는 최초 발병 이후 확진자가 1천 명을 넘는 데 넉 달이 걸렸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한 달에 불과했다.
반면 한국은행은 “현재 중국 정부의 강력한 대응조치와 정책 대응여지, 소비행태 및 산업구조 변화, 의학기술 발전 등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발병 충격을 완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가 유전자 등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공개하고 교통통제 등 격리조치, 피해업종에 대한 자금지원 등 과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발병 때보다 강력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