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펜루트자산운용의 환매중단사태와 관련해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으로 지원한 자금을 빼면 알펜루트자산운용이 유동성 문제로 사모펀드 환매를 중단할 가능성이 높고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무리하게 자금을 회수했다는 것이다.
▲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알펜루트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에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의 책임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은 ‘라임자산운용 사태’로 촉발된 사모펀드 환매중단 논란이 잠잠해지기 전까지는 이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알펜루트자산운용 환매중단사태에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의 책임이 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이 총수익스와프 계약으로 지원한 자금을 급하게 회수함에 따라 알펜루트자산운용이 유동성 부족으로 사모펀드 환매를 연기하게 됐다는 것이다.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내부통제 강화를 목적으로 알펜루트자산운용에게 총수익스와프 계약으로 공급한 자금 약 460억 원 환급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수익스와프 계약이란 증권사들이 주식, 채권 등 기초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익과 손실을 자산운용사에게 이전하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기로 계약하는 것이다.
자산운용사의 유동성 부족은 투자자들의 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은 무리한 자금 회수에 따른 비판을 당분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운용사가 부족한 자금을 메우기 위해 자산을 급하게 처분하기로 결정하면 그 과정에서 수익률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래에셋대우는 알펜루투자산운용에 조기 상환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는 알펜루트자산운용과 맺은 총수익스와프 계약에 따른 자금 270억 원 가운데 만기가 도래한 80억 원 규모의 자금에 한해서만 상환을 요청했을 뿐 조기 상환을 요구한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이 알펜루트자산운용 자금 회수로 자산운용사들의 환매 중단이 이어지고 사모펀드시장 위축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의 자금회수를 시작으로 자산운용업계 전반에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더욱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내 증권사들은 현재 자산운용사 19곳과 2조 원 규모의 총수익스와프 계약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라임자산운용과 유사한 구조로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조만간 환매연기를 결정할 수 있는 자산운용사로 포트코리아자산운용, 라움자산운용 등을 꼽기도 한다.
‘라임자산운용 사태’로 사모펀드시장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은 알펜루트자산운용 환매중단의 원인을 제공하며 오히려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한 셈이다.
다만 금융당국이 나선 만큼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더 이상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금감원은 28일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6개 증권사의 총수익스와프 담당 임원과 만나 총수익스와프 방식으로 공급한 자금의 조기회수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이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증권사의 총수익스와프 계약해지로 일부 개방형 펀드의 환매를 연기하고 앞으로 1817억 원 규모의 펀드를 환매연기할 수 있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