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강 대표가 과거 경험을 토대로 조현아 전 부사장의 경영권 승계를 돕고 그 뒤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 지분을 넘기는 목표를 세운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강 대표는 LK파트너스와 KCGI에서 일하며 이노와이어리스와 요진건설, 대원 등 중견기업들의 승계 과정에서 ‘지원자’ 역할을 하며 그 과정에서 차익을 거뒀는데 이번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서도 비슷한 목표를 세웠다는 것이다.
한진그룹 오너일가 가운데 누구도 경영권을 안정화할 단일 지분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KCGI의 지배구조 개편에 힘을 실어줄 오너일가를 찾아 ‘우호지분’ 역할을 한 뒤 중장기적으로 한진칼 지분을 다시 오너일가에 되팔아 차익을 얻는 방식이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잡기 위해 KCGI가 요구하는 지배구조 개편과 배당 확대 등을 전향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런 상황을 활용해 행동주의 펀드로 역할을 하는 것과 동시에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 지분을 나중에 넘길 안정적 매각처를 확보할 수 있다.
펀드업계 관계자는 “KCGI가 명분을 내걸면서 신선하게 등장했지만 그 명분이 스스로 운신의 폭을 크게 좁히는 올가미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며 “펀드가 수익률을 따지지 않을 수는 없는 만큼 이번 경영권 분쟁이라는 이벤트에서 정체성 혼란을 없애고 진짜 의도를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