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이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어음사업 진출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가 파생결합펀드(DLF) 손실사태와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 등에 휘말리며 발행어음사업 인가를 받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5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발행어음사업 진출에 필요한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를 얻기 위한 요건을 충족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초대형 투자은행 인가를 받으려면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2019년 3분기 말 기준 하나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은 3조4396억 원이다.
영업활동으로 유입되는 자본증가와 유상증자를 통해 확충되는 5천억 원이 더해지면 자기자본 4조 원을 넘게 된다.
이 사장은 신한금융투자가 잇따른 악재로 발행어음사업 진출에 속도를 낼 수 없게 된 상황을 하나금융투자가 초대형 투자은행으로 도약할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경쟁이 치열한 발행어음시장에 신한금융투자에 이어 후발주자로 진출하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신한금융투자의 발행어음사업 진출이 한동안 미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는 2019년 7월 66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기자본 4조 원을 넘겨 4번째로 발행어음사업에 진출하게 될 가장 유력한 후보로 전망됐다. 하지만 파생결합펀드(DLF) 손실사태와 라임자산운용 사태에가 불거지며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게다가 22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신한은행장 시절 채용비리에 관여한 혐의로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받으면서 신한금융투자의 발행어음사업 진출은 내부 우선순위에서도 밀려날 것으로 보인다.
1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됨에 따라 조 회장이 구속을 면해 당장의 회장 수행에는 문제가 없지만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라 금고형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임원 자격이 박탈되기 때문에 항소 후 상위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된다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발행어음사업 진출을 위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에게 하나금융투자가 자기자본 규모를 늘려야 하는 필요성 강조해왔다.
그 결과 2018년 하나금융지주로부터 1조2천억 원 이상의 자금을 지원받아 두 차례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하나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은 2017년 말 기준 1조9천억 원에서 2018년 말 3조2천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 사장은 3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도 올해 상반기 중 추가 증자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하는 등 초대형 투자은행 도약과 발행어음사업 진출을 꾸준히 준비해왔다.
2019년 12월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진출을 목표로 기존 IB(투자금융)그룹을 IB 1그룹과 2그룹으로 나누는 조직개편을 실시하기도 했다.
IB1그룹은 KEB하나은행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IB2그룹은 투자금융 및 대체투자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도록 해 초대형 투자은행 도약에 맞춰 전문성과 경쟁력을 강화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