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총리에서 물러나 더불어민주당에 상임고문으로 복귀한 뒤 첫 외부 행보로 7대 종교단체 지도자를 예방한다.
이 전 총리는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진보성향 개신교 단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인 이홍정 목사를 만났다.
▲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 있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찾아 이홍정 목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
그는 이홍정 목사가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일선에 나서게 되면 더 많은 난관이 있을텐데 각오가 남다르시겠다'고 인사를 건네자 "각오한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아무래도 정부보다는 찬바람에 많이 노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이어 천도교 신암 송범두 교령을 만났다.
그는 "3·1독립운동은 천도교 빼고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며 "정부가 할 수 없는 일도 종교는 할수 있는 일도 있고 종교가 앞서 나가서 할 일도 있으니 지혜를 짜내고 함께 협력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세 번째 일정으로 서울 종로구 성균관을 방문했다.
그는 성균관에 도착해 빨간색 관복으로 갈아입은 뒤 약 10분 동안 공자를 위시한 유교 성현의 위패를 모신 대성전을 알현하는 의식인 '봉심'을 진행했다.
김영근 성균관장은 이 전 총리에게 "성균관이 전통 교육과 종교 활동을 할 공간이 없을 정도로 제도적으로 많이 미약하다"며 "정치권에서 성균관을 복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전 총리는 "유학을 어떻게 현대화할 것인가는 성균관의 숙제이기도 하다"며 "전통문화가 TV 프로그램, 교과 내용에서 얼마나 비중을 차지하느냐는 점에서는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첫 외부 일정을 종교계 예방으로 잡은 이유를 놓고 퇴임인사를 위해 들른 것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이 전 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종교 지도자들께는 제가 총리 취임 직후 인사드렸고 재임기간에도 여러 차례 모셔서 말씀을 나눴다"며 "퇴임인사를 못 해서 온 것이 제일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문지가 총선 출마 지역구로 거론되는 종로에 집중된 것과 관련해 "그런 식으로 말하면 총리로 근무한 사무소(정부서울청사)도 종로에 있으니 문제가 되나요"라며 "22일은 원불교 가는데 (사무실이) 동작구에 있고 천주교 의장은 광주에 계시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22일 예정된 조계종 예방일정과 관련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육포 설 선물 논란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런 일정은 급격히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며 "방문계획을 추진한 것이 그 사건을 알기 전이었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21일 비공개로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도 예방한다.
22일에는 조계종 총무원장인 원행 스님을 만날 계획을 세웠다. 이어 설 연휴까지 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 대표를 비롯해 오도철 원불교 교정원장, 김희중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등 7대 종단 지도자를 모두 만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