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더케이손해보험 인수를 결정하면서 비은행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퍼즐을 맞췄다.
김 회장은 더케이손해보험을 디지털 중심으로 키울지, 자동차보험 중심의 판매전략을 수정할지 등 성장방향을 놓고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더케이손해보험은 중소손해보험사라는 점에서 하나금융지주에 인수된 뒤 사업구조나 판매전략을 바꾸는데 오히려 쉬울 수 있다.
더케이손해보험의 총자산은 2019년 9월 말 기준으로 8953억 원이다. 전체 손해보험사 가운데 14위다.
하나금융지주가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한 뒤 대형 손해보험사를 인수했을 때보다 경영전략의 변화 속도를 높이거나 변화 범위를 넓히는데 수월할 수 있다.
하나금융지주가 더케이손해보험을 디지털 중심으로 키울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돈다.
손해보험업계에서 캐롯손해보험 등 디지털 바람이 불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나금융지주가 더케이손해보험을 온라인채널 중심의 손해보험사로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판매채널로서 온라인채널(CM)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2019년 3분기 말 전체 손해보험사들은 온라인채널(CM)에서 원수보험료 3조4272억 원을 거뒀다. 2018년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했다.
반면 더케이손해보험이 주력해온 텔레마케팅 채널은 같은 기간 3% 성장하는 데 그쳤다.
더케이손해보험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원수보험료 3967억 원 가운데 약 70%를 텔레마케팅채널을 통해 벌어들였다.
김 회장은 신년사에서 ‘리셋’을 강조하면서 “디지털금융혁신을 선도해 새 사업을 발굴해야한다”고 말했다.
더케이손해보험이 하나금융지주에 인수된 뒤 보험 판매전략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더케이손해보험은 2014년 종합손해보험사가 됐지만 여전히 자동차보험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2018년 9월 말 기준으로 전체 원수보험료 가운데 자동차보험이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더케이손해보험이 하나금융지주에 인수되면 암보험, 질병·상해보험 등 건강보험, 운전자보험, 어린이보험 등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판매를 다양화할 여지가 크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더케이손해보험 인수가격 1천억 원은 종합손해보험사 면허가격으로 볼 수도 있다”며 “종합손해보험사로서 자동차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이 더케이손해보험의 성장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유상증자도 고려할 수도 있다.
2019년 3분기 기준 더케이손해보험 지급여력비율은 169.1%로 업계 평균(260.3%) 밑돌고 있다.
JKL파트너스도 지난해 롯데손해보험을 인수를 마친 뒤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금융업계 다른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가 더케이손해보험 인수를 통해 우량고객인 교직원을 확보하게 됐다”며 “하나금융지주가 우량고객을 보유하고 있다는 더케이손해보험의 강점을 활용할 방안을 여러 방면에서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는 20일 열린 이사회에서 교직원공제회가 보유한 더케이손해보험 지분을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교직원공제회에서 보유한 더케이손해보험 지분 100% 가운데 70%를 약 1천억 원에 인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케이손해보험은 2019년 3분기까지 순손실 111억2400만 원을 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